박원순 "지하철 사고 저의 전적인 책임…노후 車 전면 교체"(종합)

"노후 전동차 59% 전면 교체해야"…1차 단독 TV토론회
"유세차 버리고 경청과 소통의 선거할 것"

(서울=뉴스1) 차윤주 고유선 기자 = </figure>6.4동시지방선거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박원순 서울시장이 8일 오후 여의도 KBS본관에서 열린 TV토론에 참석해 리허설을 하고 있다. 2014.5.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2일 발생한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추돌 사고와 관련, 노후된 전동차와 시설을 완전히 교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시장은 8일 여의도 KBS스튜디오에서 열린 '서울시장 1차 시정 TV토론회'에 나와 "노후 전동차가 이번 사고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전체의 59%인 노후 전동차를 전면 교체해야 한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전동차, 관제실 등 여러 시설을 현대화하고 교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지하철 적자가 일년에 5000억원 정도 되기 때문에 한꺼번에 하기는 어렵다"며 "중앙 정부가 코레일 만큼만이라도 지원해줬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저희들이 계속하고 있다"고 정부 지원이 절실함을 강조했다.

사고 성격에 대해선 "인재(人災)가 틀림없다. 서울시 산하기관에서 벌어진 만큼 서울시장인 저의 전적인 책임"이라며 "핵심은 자동 제어장치 고장인데 기계라는 것은 언제나 확실하지는 않다. 사람도 실수 할 수 있기 때문에 2중, 3중의 방어장치가 제대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고원인을) 전면적으로 분석하고,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며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안전 대책을 제대로 세우겠다. 저부터 제 안에 잠재된 관성과 타성이 없었는지 제대로 살피겠다"고 다짐했다.

서울메트로 역대 CEO가 대개 시 고위직 출신이고 일부 '낙하산 인사'가 있었단 지적에는 "기본적으로 서울메트로 사장은 시 본청에서 교통본부장을 하신 분이 한다"며 "그 중에 경영본부장 한분은 노사 관계를 잘 알고 금융회사에서 임원도 한 경영에 능력있는 분이다. 안전도 중요하지만 경영혁신도 굉장히 중요해 임원을 잘 골라서 해왔다"고 반박했다.

박 시장은 "사실 많은 청탁 요청이 있지만 직책에 적절하지 않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임명하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사고 발생 두시간만에 현장에 도착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 비판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선 "현장에 가는 것 보다 더 급한 여러 조치를 취했다. 최고 책임자가 무조건 사고 현장을 가는 게 중요하지 않다"며 "복구반을 급파하고 부시장을 바로 현장에 파견했다. 한 시간 정도 현장 조치들을 보고받고 확인해 추가로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해명했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박 시장 취임 후 서울시의 안전예산을 줄였다고 비판한데 대해선 "잘못아신 것"이라며 "취임 후 SOC(사회간접자본) 사업비가 수천억원 늘었고, 전시행정은 줄었지만 안전과 생태에 (사업비를) 썼다. 또 예산을 많이 쓴다고 반드시 도시 안전을 지키는 것도 아니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선 "사람 중심, 안전 중심의 가치를 잊고 과도한 경쟁으로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의식이 공동체를 붕괴시켰다"며 "우리 사회가 앞으로 세월호 전과 후로 분류될 정도로 근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월호 참사 후 무능력한 정부의 초기대응에 비난이 쏟아진 것과 달리 서울시의 지하철 사고 대응은 무난했다는 평가가 나온 것에는 "사실 큰 사고가 일어나면 굉장히 혼란스럽고 콘트롤 타워를 지키기 힘들다"며 "칸막이 때문에 일이 질서있게 되기 힘든데 서울시는 지난해 노량진 사고를 경험하면서 '카톡방'을 열어 시장부터 하급 직원까지 누구나 협력하고 정보를 공유한다. 이런 방식이 신속하게 사고를 수습하는 데 굉장히 유효했다"고 전했다.

세월호 발생 현장을 찾지 않은 것은 "오히려 서울을 지키고 현지에서 필요한 지원을 하는 게 중요하다"며 "서울시장이 진도에 내려가서 무슨 일을 하겠냐"고 되물었다.

박 시장은 임기 중 가장 집중한 업무에 대해 "취임할 때 서울시 빚이 약 20조원이었고 하룻밤 20억원의 이자가 발생했다"며 "채무를 3조5000억원 정도 줄였고 연말이면 7조원 가량 준다. 이렇게 줄인 것으로 시민 삶의 질을 개선하는 공공임대주택 8만호를 짓고 복지 예산은 26%에서 32%로 늘어났다"고 말했다.<figure class="image mb-30 m-auto text-center border-radius-10">

</figure>6.4동시지방선거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박원순 서울시장이 8일 오후 여의도 KBS본관에서 열린 TV토론에 참석해 리허설을 하고 있다. 2014.5.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활발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활동으로 '소통의 달인'으로 불리지만 일각에서 '이벤트 시장'이란 말도 있다는 지적엔 "시민들의 삶의 지혜, 현장의 목소리는 정말 중요하다"며 "시민 말씀을 끊임없이 듣는 게 좋은 행정이다. 시민의 목소리를 듣는 이벤트라면 100번이라도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응수했다.

선거 스케줄에 대해선 "지하철 사고 같은 일이 (제가 선거 출마에 따른 직무정지로) 시장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아찔했다. 앞으로도 시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법령이 허용하는 마지막 날까지 직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해 6·4 지방선거 후보등록 기간인 15~16일 쯤에야 공식 출마선언할 것을 알렸다.

그는 "이번 선거부터 과거의 나쁜 관행을 바꾸겠다. 전통적인 유세방식인 유세차를 버리고 과도한 선거비용을 확 줄이겠다"며 "거창한 선거대책위원회를 만들어 명함을 찍고 자리를 주는 대신 위로와 힐링이 있는 따듯한 선거, 경청과 소통이 있는 공감의 선거, 현장과 정책이 있는 알찬 선거, 자원 봉사자가 주도하는 진짜 시민 선거를 하겠다. 이것이 시민 열망하는 새 정치"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은 서울시장 후보 경선과정에서 TV토론을 가진 새누리당 예비후보들과 형평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박 시장 단독 토론회였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주최했고 KBS·MBC·SBS·OBS·채널A 등을 통해 생중계됐다.

chach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