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감싸고, 더 두툼하게…충북서 가장 추운 제천 "정말 춥네요"

체감 온도 -20도, 제천시민들 강추위 출근길
얼음딸기 농가 함박웃음…"추우면 더 맛있어"

충북 전체가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제천시민들이 중무장을 한 채 출근길에 나서고 있다.2025.1.9/뉴스1 손도언 기자

(제천=뉴스1) 손도언 기자 = 충북 전역에 올 겨울 들어 첫 한파특보가 내려지는 등 도내 전체가 꽁꽁 얼었다.

특히 한겨울에 영하 20도 가까이 떨어질 정도로 도내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가장 추운 곳으로 통하는 제천 시민들은 출근길 강추위에 몸을 잔뜩 웅크린 채 바쁜 걸음을 재촉했다.

제천 의림지에서 만난 전재현 씨(63·제천시 의림동)는 털장갑은 물론 털옷과 마스크 등으로 중무장 채 바쁘게 움직였다.

전 씨는 "아까 보니까, 체감 온도가 영하 20도 가까이 떨어졌는데 '춥다' 정도지 '무척 춥다' 정도는 아닌 것 같다"며 "제천이 워낙 추워서, 이 정도 추위는 견딜 만하다"고 말했다.

충북 전체가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제천시민들이 중무장을 한 채 의림지에서 걷기 운동을 하고 있다.2025.1.9/뉴스1 손도언 기자

의림지로 운동을 나온 정지영 씨(43·여)도 호수 주변 칼바람에 겹겹이 옷을 입고 몸을 풀었다.

정 씨는 "어제(8일)만 해도 점퍼 안에 반소매 티를 입고 운동을 했지만, 오늘(9일) 아침은 옷을 두툼하게 껴입어야만 집을 나설 수 있었다"며 "바람까지 불어서 체감온도는 영하 20도는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너무 추워서 평소보다 운동량을 줄여야겠다"고 덧붙였다.

충북 전체가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제천시 의림지동 인근 딸기 농가 주인이 '얼음딸기'를 수확하고 있다.2025.1.9/뉴스1 손도언 기자

의림지 인근의 얼음 딸기 농가는 강추위가 반갑다. 딸기 농사를 짓고 있는 김태완 씨(72·제천시 의림지동)는 손님맞이에 분주하게 움직였다. 김 씨는 "날씨가 추우면 추울수록 딸기의 당도는 더 높다"며 "지금 딸기 맛이 가장 좋을 때"라고 설명했다.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은 두꺼운 옷을 착용했지만, 강추위를 이기지 못했다. 시민들은 버스 간이 정류장에서 잔뜩 웅크린 채 옹기종기 모여 앉아 버스를 기다렸다.

제천 시내 중심가는 출근 시간 이후 썰렁한 모습이었다. 평소 같았으면 시민들이 바쁘게 오갔지만, 이날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충북 전체가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제천시 중심가는 오가는 시민들의 발길이 줄었다.2025.1.9/뉴스1 손도언 기자

시내 중심가 큰 도로 주변은 평소 노점상인들의 자리싸움으로 치열했지만, 이곳도 썰렁했다. 기존에 자리를 펴놓은 노점상인들만 중무장한 채 손님을 기다렸다.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지역별 최저 기온은 청주(가덕) -14.3도, 괴산 -12.7도, 영동 -12.6도, 음성 -11.8도, 제천 -11.3도 등을 기록했다.

충북 전역에는 전날 오후부터 한파특보가 내려진 상태다. 제천·괴산에는 한파경보, 청주·충주 등 9개 시군에는 한파주의보가 발효됐다.

k-55s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