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감싸고, 더 두툼하게…충북서 가장 추운 제천 "정말 춥네요"
체감 온도 -20도, 제천시민들 강추위 출근길
얼음딸기 농가 함박웃음…"추우면 더 맛있어"
- 손도언 기자
(제천=뉴스1) 손도언 기자 = 충북 전역에 올 겨울 들어 첫 한파특보가 내려지는 등 도내 전체가 꽁꽁 얼었다.
특히 한겨울에 영하 20도 가까이 떨어질 정도로 도내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가장 추운 곳으로 통하는 제천 시민들은 출근길 강추위에 몸을 잔뜩 웅크린 채 바쁜 걸음을 재촉했다.
제천 의림지에서 만난 전재현 씨(63·제천시 의림동)는 털장갑은 물론 털옷과 마스크 등으로 중무장 채 바쁘게 움직였다.
전 씨는 "아까 보니까, 체감 온도가 영하 20도 가까이 떨어졌는데 '춥다' 정도지 '무척 춥다' 정도는 아닌 것 같다"며 "제천이 워낙 추워서, 이 정도 추위는 견딜 만하다"고 말했다.
의림지로 운동을 나온 정지영 씨(43·여)도 호수 주변 칼바람에 겹겹이 옷을 입고 몸을 풀었다.
정 씨는 "어제(8일)만 해도 점퍼 안에 반소매 티를 입고 운동을 했지만, 오늘(9일) 아침은 옷을 두툼하게 껴입어야만 집을 나설 수 있었다"며 "바람까지 불어서 체감온도는 영하 20도는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너무 추워서 평소보다 운동량을 줄여야겠다"고 덧붙였다.
의림지 인근의 얼음 딸기 농가는 강추위가 반갑다. 딸기 농사를 짓고 있는 김태완 씨(72·제천시 의림지동)는 손님맞이에 분주하게 움직였다. 김 씨는 "날씨가 추우면 추울수록 딸기의 당도는 더 높다"며 "지금 딸기 맛이 가장 좋을 때"라고 설명했다.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은 두꺼운 옷을 착용했지만, 강추위를 이기지 못했다. 시민들은 버스 간이 정류장에서 잔뜩 웅크린 채 옹기종기 모여 앉아 버스를 기다렸다.
제천 시내 중심가는 출근 시간 이후 썰렁한 모습이었다. 평소 같았으면 시민들이 바쁘게 오갔지만, 이날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시내 중심가 큰 도로 주변은 평소 노점상인들의 자리싸움으로 치열했지만, 이곳도 썰렁했다. 기존에 자리를 펴놓은 노점상인들만 중무장한 채 손님을 기다렸다.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지역별 최저 기온은 청주(가덕) -14.3도, 괴산 -12.7도, 영동 -12.6도, 음성 -11.8도, 제천 -11.3도 등을 기록했다.
충북 전역에는 전날 오후부터 한파특보가 내려진 상태다. 제천·괴산에는 한파경보, 청주·충주 등 9개 시군에는 한파주의보가 발효됐다.
k-55s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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