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수수 의혹' 정우택 첫 재판서 "현금 받은 적 없어" 혐의 부인

(청주=뉴스1) 박건영 기자 = 지역 자영업자로부터 청탁과 함께 돈 봉투를 수수한 혐의를 받는 정우택 전 국회부의장(71)이 첫 재판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정 전 부의장의 변호인은 10일 청주지법 형사22부(오상용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 전 부의장 등 6명의 알선 뇌물수수, 공직선거법 위반 등 첫 공판에서 "카페 업주 오 모씨로부터 현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변호인은 "(정 전 부의장이) 오 씨를 알고 있긴 했지만, 가깝게 지내거나 신뢰있는 사이는 아니었다"며 "5선 의원의 피고인이 수십만 원이 필요해 초면이나 다름없는 사람에게 돈을 받고 청탁을 들어줄 상황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또 "오 씨와 몇 차례 식사를 함께 하거나 과일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의례적인 선물로 생각해 받은 것으로 대가성이 있다고 볼수 없다"고 했다.

정 전 부의장과 함께 현금과 선물을 건네받은 보좌관과 비서관도 비슷한 취지로 무죄를 주장한 반면, 이들에게 뇌물을 공여한 오 씨는 청탁을 목적으로 현금을 건넨 사실이 있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정 전 부의장은 2022년 청주 상당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전후로 4차례에 걸쳐 카페업주 오 씨로부터 현금 700만 원과 수십만 원 상당의 식사와 과일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정 전 부의장이 돈 봉투를 대가로 오 씨로부터 상수원보호구역 내 카페 영업 허가 등을 청탁받았다고 보고 있다.

이날 함께 법정에 선 윤갑근 전 국민의힘 충북도당위원장(60)과 이필용 전 음성군수(63) 역시 무죄를 주장했다.

윤 전 위원장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직간접적으로도 이 전 군수와 카페업주에게 변호사비 대납을 약속한 사실이 없다"며 "변호사비를 걱정하지 말라고 말한 것은 그저 인사치레에 불과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전 군수의 변호인은 "윤 전 위원장의 말을 카페업주에게 전달한 사실이 없고, 설령 선거구민이 아닌 카페업주가 변호사비 대납을 요구했다 하더라도 선거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려 했던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 전 군수 측은 이와 함께 경찰이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위법한 절차가 있었다고도 주장했다.

윤 전 위원장과 이 전 군수는 정 전 부의장의 공천 탈락을 목적으로 오 씨에게 정 전 부의장으로부터 돈 봉투를 돌려받지 못했다는 진술을 하게끔 사주하고 그 대가로 변호사비 대납을 약속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의 다음 공판은 내년 1월 21일 열릴 예정이다.

pupuman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