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 주입기 앱 오작동 경고했는데" 20대 저혈당 쇼크로 의식불명

당뇨병 환우 시민연대 보건복지부 앞 항의 집회

당뇨병 환우와 함께하는 시민연대 기자회견. (시민연대 제공) / 뉴스1

(세종=뉴스1) 장동열 기자 = "현재 딸은 저혈당 쇼크로 병원에 입원해 있습니다. 뇌 손상이 있어 3개월이 지났는데 아직 인지 기능이 없습니다."

지난 8월 인터넷 커뮤니티에 지난해 임용고시에 합격한 딸이 갑자기 쓰러져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한 어머니(A 씨)의 글이 올라왔다. A 씨는 이 글에서 딸이 이렇게 된 것은 인슐린 주입기(인슐린펌프)의 오작동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담당 의사로부터 "펌프에는 문제가 없고 펌프에서 (인슐린이) 주입되는 것이 아니라 펜이나 다른 방법으로 엄청난 양의 인슐린을 들이부었다"는 취지의 얘기를 들었다는 것이다.

이는 당뇨병 환우와 함께하는 시민연대(시민연대)가 주장하는 내용과 같다.

시민연대는 지난해 2월부터 7차례에 걸쳐 식약처와 보건복지부, 국무총리실에 B 사의 인슐린 주입기 앱 관련 문제를 제기했다.

시민연대는 3일 세종정부청사 보건복지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인슐린 주입기 앱 허가 철폐를 촉구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국내 업체에서 사용하는 연속혈당모니터(CGM) 관련 6종은 제조사에서 공식 배포‧공급한 앱이 아닌 것은 물론이고 의료기기용 앱으로 식약처에 공식 등록돼 있지 않다.

국내 생산 당뇨병 환자용 인슐린 주입기 중 B 사의 일부 제품은 식약처에 등록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B 사의 제품은 6종의 연결용 앱 프로그램을 사용하는데, 이 앱은 미국 2개 회사의 연속혈당측정기(CGM)와 연결해 혈당값을 읽어온다. 그런데 CGM 연결용 앱 프로그램 6종은 식약처에 공식 등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민연대 관계자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인슐린 주입기 오작동 의심 사고로 발생한 저혈당 쇼크로 뇌 손상이 됐다는 환자 어머니의 글을 제보 받았다"며 "이 문제를 지속해서 제기했는데 결국 문제가 발생했다"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식약처와 식약처를 관리 감독하는 국무총리실은 명확한 답을 내놓고 식약처를 철저히 감독하고 바로잡아 당뇨병 환자를 죽음으로 내몰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B 사 관계자는 "드릴 말이 없다"며 바로 전화를 끊었다. 정확한 입장을 듣기위해 여러차례 전화했으나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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