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참사 생존자·유가족 "심리지원 부실…전문성 부족, 형식적"
작년 11월~올해 8월 심리서비스 만족도 7% 그쳐
충북교통방송·충북대 조사…"전문인력 보강 필요"
- 이재규 기자
(청주=뉴스1) 이재규 기자 = 오송참사 생존자와 유가족들이 재난 이후 제대로 된 심리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재난 심리지원에 대한 구체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19일 TBN충북교통방송과 충북대학교 심리학과는 '7.15 오송참사 피해자 추적조사 결과 보고' 기자회견을 열고 오송참사 유가족과 생존자 40여 명을 대상으로 1년간 4번 설문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한 설문 결과에서는 심리 지원이 부족했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참사 발생 직후 1주일 이내~참사 이후 3개월이 지난 시점까지 심리 지원 서비스 필요성에 대해 '매우 필요하다, 어느 정도 필요하다'라고 생각한 응답자는 86%, 88%로 나타났다.
하지만 유가족과 생존자들이 지난해 11월~올해 8월 심리 서비스 만족도 항목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라고 응답한 것은 평균 7%에 그쳤다.
심리 지원을 거부하거나 중단한 생존자들은 대표적으로 "전문적 치료와 상담이 아니다"라는 이유를 들었다.
설문 결과에서 생존자는 "시에서 내주는 정신과 치료비 지원은 동네에 있는 1차 정신 건강의학과를 가는 것으로, 전문적이지 않고 약으로만 치료하려 한다", "개인적으로 요청한 재난상담지원센터는 대표전화에 오송참사에 대해 알려드리고 상담 요청했으나 방문한 상담사는 사고도 전혀 몰랐다" 등의 이유를 들었다.
유가족은 "국가트라우마센터와 전화 상담만으로 참사에 대한 치료가 불가했다", "형식적인 전화, 괜찮은 느낌으로 몰고 가는 점", "전문적인 믿음 부족" 등을 들었다.
실제 충청권 국가트라우마센터는 충남 공주에 있어 청주·세종 등지에서는 거리가 있어 이용자들이 불편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발표자로 나선 최해연 충북대 심리학과 교수는 "지난 1년간의 설문 결과에서 재난 심리지원에 대한 치열한 변화를 발견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행정체계의 효과성을 위한 정교화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경험을 기반으로 하는 대응 방안을 정교화하기 위해 컨트롤타워를 명료화하고 이를 통해 심리지원 총괄 및 운영 흐름에 대한 합의, 정보 공유의 소통 체계, 꾸준한 모니터링으로 근거기반의 정책마련, 수요자 중심 서비스 등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무기관의 인력과 경험이 부족하다"며 "행정 과부하 문제 해결 지원 방안, 재난 심리지원 기관의 취약한 기반 개선, 전문성 강화, 민관협력 강화"를 예로 들었다.
또 "심리지원의 시작은 재난대응 현장부터이고, 재난 정신건강 교육관리시스템에서 경찰과 소방이 심리적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재난 대응 심리치료는 고도의 전문성을 요해 전문 인력 보완을 해야 한다"고 했다.
jaguar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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