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끈인사? 쇄신인사?…김영환 지사 선하부지 담당자 전보조치 뒷말
유럽출장 동행 후 나흘 만에 타부서 발령…"업무스타일 안맞았나"
"법·예산상 곤란 의견 내면 업무의지 없는 걸로 판단" 직원들 난감
- 박재원 기자
(청주=뉴스1) 박재원 기자 = 김영환 충북지사가 자신의 업무 스타일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또다시 '발끈 인사'를 발동한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다.
KTX 오송역 고가선로 아래 공간(선하공간)에 전시관과 회의실 등을 갖춘 복합시설을 만드는 사업의 핵심 담당자 A 공무원이 지난 5일자로 출장소로 전보 조치됐다.
오송역 선하공간 활용은 김 지사가 구상한 업사이클링 사업으로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다.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지난달 26~31일 유럽 해외 출장 중 영국 런던과 오스트리아 빈을 방문해 관련 시설을 둘러보기까지 했다.
해외 출장에는 A 공무원도 동행했다. 하지만 김 지사와 유럽에서 돌아오자마자 나흘 만에 다른 부서로 인사 조처했다.
당시 같은 직급 공무원 3명도 동시에 인사가 이뤄졌지만, A 공무원의 자리 이동에는 다들 의아한 반응을 보인다. 그동안 지사의 구상에 맞춰 선하부지 활용 사업을 주도했던 핵심 담당자를 갑자기 업무에서 배제시킨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내부적으로는 유럽 출장 중 김 지사와 A 공무원 간 불편한 관계가 형성됐다는 뒷말이 나온다.
도의 한 공무원은 "출장 중 해외 선하부지 활용 시설을 보고, 오송역에 똑같이 적용할 여러 가지를 지사가 주문했는데 실무자는 법적으로, 예산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김 지사는 그동안 즉흥적인 업무 스타일로 많은 지적을 받았다. 이 같은 업무 스타일이 이번 출장 중에도 나타나 다양한 주문을 쏟아냈지만 실무진 선에서 법과 예산을 따져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을 냈고, 이를 사업 추진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 김 지사가 출장 과정에서 원격 인사 조치를 했다는 것이다.
김 지사는 2022년 12월 청남대관리소장을 갑자기 직위해제 시키기도 했다. 이때도 김 지사는 해외 출장 중이었다. 자신의 1호 결재 사업인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추진에 적극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였지만, 당시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법적 제약으로 실현 불가능한 사안을 가지고 실행 계획을 수립하라는 무리한 주문이 있었다는 말이 돌았다.
인사권자인 지사가 현실에 안주하려는 공직사회의 안일한 업무 스타일을 쇄신하려는 두 번째 경고성 발동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법과 원칙을 지켜야 하는 공무원들 입장에서는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또 다른 공무원은 "모든 행정은 법 테두리와 예산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라며 "이를 초월할 것을 강요하고, 이행하지 않을 때는 인사상 불이익이 따른다면 소신보단 눈치만 볼 것"이라고 했다.
도 관계자는 "선하부지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적임자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것이지, 소문으로 도는 그러한 성격은 아니다"라고 했다.
ppjjww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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