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올해 백일해 환자 114배 증가…코로나 여파로 면역공백

환자 572명, 여름·가을에 집중
"백일해 2020년에 유행했어야"

어린이병원 자료사진/뉴스1 DB

(청주=뉴스1) 이재규 기자 = 충북에서 백일해가 꾸준하게 발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10일 충북도 감염병관리지원단에 따르면 지난 8일까지 572명의 백일해 환자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5명의 환자가 생긴 것과 비교해 약 114배 늘어난 수치다.

백일해는 2급 감염병으로 유아와 어린이에게 영향을 미치는 세균성 호흡기 감염병이다. 성인이 걸리면 치명적이지 않지만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들에게는 생명의 위협이 될 수 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백일해는 10~14세에서 247명, 15~19세에서 180명, 5~9세에서 61명 등으로 주로 청소년층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다. 아동들도 많이 걸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월별로는 지난 2월 1명을 시작으로 4월 1명, 5월 37명, 6월 109명, 7월 171명, 8월 73명, 9월 56명, 10월 101명, 11월 23명으로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백일해는 여름과 가을에 많이 걸리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올해에도 같은 계절에 대부분의 증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계절 유행을 꼭 타는 것은 아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백일해에 감염되면 초기엔 콧물, 결막염, 눈물, 경미한 기침, 발열 등 감기와 비슷한 증세가 나타난다. 이후 점차 기침이 심해지고 무호흡, 경막하 출혈, 청색증, 비출혈 등의 증상이 생긴다.

이같이 백일해가 최근 역대급으로 유행하는 이유는 코로나로 인해 면역 주기가 지났기 때문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호흡기 질환들은 자연스러운 면역 주기가 있는데, 코로나 기간 동안 감염자 수가 적어지면서 집단 면역 형성이 약해졌고, 그 결과 백일해와 같은 감염병의 면역 공백이 생겼다"라며 "백일해의 보통 주기는 3~5년으로, 2020년에 유행을 하고 지나갔어야 했다"라고 말했다.

백일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예방 접종이 필수다. 충북에서는 각 시·군 보건소와 의료기관에서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다. 12세까지는 위탁의료기관에서 무료접종이 가능하다.

jaguar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