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아지 40~50마리 사망' 음성 오선산단 불산 유출 의혹
나무·벼 고사에 축사 내 소까지 죽어
충북도 환경지도팀 A공장 조사 착수
- 윤원진 기자
(음성=뉴스1) 윤원진 기자 = 충북 음성군 금왕읍의 한 공장에서 불산으로 추정되는 유해가스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6일 금왕읍 봉곡리 주민에 따르면 3년 전 쯤 인근 오선 산업단지에 A 공장이 들어서며 농작물과 가축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처음에는 벼와 나뭇잎 등이 누렇게 말라 죽는 현상이 발생하다가 인근 축사에서 송아지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망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지금까지 죽은 송아지만 40~50마리에 달한다.
주민들은 지난해 3필지 규모의 벼가 쭉정이만 남자 충북농업기술원에 의뢰해 농약 검사를 했는데, 잔류농약이 기준치 이하로 나왔다.
축사를 운영하는 주민 B 씨는 "축사 안에 가스가 가득 찬 다음 날이면 송아지가 죽어 나갔다"면서 "밤마다 A 공장 굴뚝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걸 본 게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A 공장 외벽에는 흰색 벽면이 진한 갈색으로 그슬린 흔적이 가득했다는 게 인근 주민들의 설명이다. 공장은 지난 7월 외벽을 새로 칠한 상태다.
주민들은 벼와 나무도 말라 죽고, 소까지 죽은 상황에 사람도 피해를 볼까 불안해하고 있다.
환경단체는 A 공장이 반도체 제조용 화학제품 보존제 등을 제조하는 것으로 보아 유출된 유해가스는 불산으로 추정하고 있다.
불산은 유리와 금속을 녹일 정도로 강력한 액체로 불화수소로도 불린다. 산화물을 제거하는 용도로 반도체 산업에 많이 사용한다.
B 씨는 "공장이 들어서기 전에는 송아지가 거의 죽지 않았는데, 올해만 20마리가 죽었다"며 "사람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충북도 기후대기과 환경지도팀은 이날 오선 산단을 찾아 A 공장의 가스 누출 여부 등을 점검하기로 했다.
가스 유출로 사람의 생명, 신체 또는 재산에 대해 위험을 발생시킨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음성 오선 산단 인근 축사 내부에 가득 찬 가스 모습.(독자 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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