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충북지사 '청주 1구 1소방서' 공약, 인력·예산 문제로 무산

현 정부 공무원 감축 기조, 소방력 추가 배치 불가
"청주는 다른 곳에 비해 소방서 많은 편"

충북소방본부 전경/뉴스1 DB

(청주=뉴스1) 이재규 기자 = 김영환 충북지사의 100개 공약 중 하나인 '1구 1소방서'가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충북도와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26일 '1구 1소방서' 공약이 '119안전센터 신설 및 강화'로 의결됐다.

'지방소방기관 설치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소방서 설치는 해당 시·도의 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할 수 있는데, 충청북도는 시·군·구 단위에 소방서를 하나씩 만들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신설한 규정에 따라 소방청과 협의해야 한다.

그동안 충북은 산업단지 등이 밀집해 있는 북부 지역에 소방서를 건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오창과학산업단지에는 배터리 관련 업체 30여 곳이 입주해 있고,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인구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소방기관은 동부소방서 산하의 오창119안전센터밖에 없다.

이에 도지사 공약으로 2026년까지 360억 원을 들여 청원구와 서원구에 2개의 소방서를 신설하려고 했으나 부지 매입비도 따로 들고 도비로 이 예산을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인력도 충원할 수 없어 무산된 것이다.

현 정부의 공무원 1% 감축 기조에 따라 소방 공무원을 새로 뽑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안그래도 부족한 현원에서 소방서 행정 업무를 볼 인원을 뺄 수 없기 때문이다.

소방서 한 곳을 만들기 위해서는 행정 업무를 볼 인원(내근)과 직할 구조대, 안전센터를 설립해야 하는데 내근은 50여 명, 구조대와 안전센터에서도 수십 명의 인원이 필요하다.

이 인원을 한정된 소방력에서 차출해야 하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소방서가 만들어진다고 해도 '아랫돌 빼서 윗돌 고이기'를 하는 셈이다.

하지만 소방력 문제를 떠나 1구 1소방서는 애초에 무리였다는 해석도 나온다. 소방청은 청주가 소방서를 추가로 설치할 도시까지는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청 관계자는 "예를 들면 청주는 인구 80만 도시이고, 현재 2개 소방서가 있는데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많은 편에 속한다" 며 "경기도 화성은 93만 도시에 소방서가 한 개 있고, 용인은 100만이 넘으면서 최근 1개가 더 생겨 2개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인구 수에 비례해서 소방서를 설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만약 소방청에 소방서 설치가 타당한지 협의했다면 지을 수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청주는 소방서를 새로 짓기에는 출동 수요가 부족하다"고 단언했다.

jaguar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