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바꿨는데 또?…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최 시기 재검토
내년 '2025제천국제한방엑스포'와 겹쳐
흥행몰이 실패 걱정에 9·10월 피해 검토
- 이대현 기자
(제천=뉴스1) 이대현 기자 = 충북 제천시가 20년 만에 여름에서 가을로 바꾼 제천국제영화제의 개최 시기를 또 한 번 조정하기로 했다.
국내 유일의 '여름 휴양 영화제'의 정체성을 훼손한다는 논란에도 강행한 지 불과 한 해 만에 또 변경에 나섰다.
16일 제천시에 따르면 내년 21회 영화제 개최 시기를 종전 9월에서 8월이나 또 다른 달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영화제가 열리는 내년 9월 중순에 '2025제천국제한방바이오산업엑스포'가 겹쳐 열려 서로 '흥행몰이'에 실패할까 걱정해서다.
충북도와 제천시가 공동 추진하는 이 엑스포는 내년 9월 20~10월 19일 한 달간 펼쳐진다. 제천시와 충북도가 공을 잔뜩 들이는 국제 행사다.
내년 7월과 8월엔 국제인라인스케이트대회와 추계전국중등축구대회가 연이어 열릴 예정이라 시기 조정에 나선 시와 영화제 측 고민은 더 깊어졌다.
결국엔 관람객 분산을 걱정해 변경하려는 것인데, 지역 안팎에선 "20년 만에 9월로 바꿔놓고 일 년 만에 또 변경하는 건 소비자 기만"이란 비판이 나온다.
지역 문화계에선 "불과 1~2년 앞을 내다보지 않아 '국내 유일 휴양 영화제' 정체성만 흔들어놨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그런 데다 올해 개막식 날에도 어김없이 비가 내리자 "8월 비를 피하기 위해 여름에서 가을로 바꿨다는 명분도 머쓱해졌다"는 비아냥도 나온다.
지역 한 인사는 "시장이 바뀔 때마다 정체성 훼손을 되풀이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한 여름 비를 맞으면서도 영화와 음악을 즐기는 게 이 영화제의 매력이자 정체성인데, 그걸 되찾아 지속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제천시와 영화제 사무국은 내년 한방엑스포가 열리는 9월과 10월을 피해 개최 시기를 결정할 방침이다. 올해 성년을 맞은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20년 만에 8월에서 개최 시기를 변경한 지난 9월 치러졌다.
lgija200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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