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취향 저격했더니"…단양구경시장 한 해 800만명 찾아온다

단양 1000만 관광 견인…젊어진 시장·마늘 특화 메뉴 비결

단양구경시장.(단양군 제공)2024.10.4/뉴스1

(단양=뉴스1) 이대현 기자 = 충북의 전통시장 '단양구경시장'이 인구 소멸 지역 단양의 '1000만 관광'을 앞에서 이끌고 있다.

단양구경시장은 인구가 점점 주는 농촌의 고만고만한 여느 시장처럼 쇠락의 길을 걸었지만, 이젠 젊은 층을 중심으로 '꼭 들러야 할 명소'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시장 살리기에 머리를 맞댄 상인들이 'MZ세대' 취향을 저격한 마케팅과 차별화한 메뉴 개발로 승부를 본 게 들어맞았다.

6일 단양군과 상인회에 따르면 도담삼봉 등 '단양팔경'으로 유명한 단양엔 연간 1000만 명 넘는 관광객이 찾는다. 그중 800만 명이 구경시장을 꼭 들른다. 그중에서도 특히 MZ세대(1981~2010년 출생)를 중심으로 한 젊은 층이 많다고 상인회 측은 파악하고 있다.

인구 2만 7500여 명에 불과한 단양의 작은 전통시장이 MZ세대 핫플로 유명해진 비결은 '젊어진 시장'과 '마늘 특화 메뉴' 덕분이다.

실제로 사장 점포주의 연령대는 확 내려갔다.

예전만 해도 60~70대가 주를 이루던 상인회 회원 사장님들이 지금은 50대 이하가 70%일 정도로 훨씬 젊어졌다.

여기에 시장을 젊은 분위기로 깔끔하게 현대화하고, SNS에 음식 사진을 찍어 맛집을 공유하는 MZ세대의 감성을 잘 파악해 시식 코너와 테이블 배치 등 동선과 공간을 재배치한 것도 젊은 층의 발길을 잡았다.

단양 마늘을 넣은 마늘 순대국과 순대.2024.10.4/뉴스1

지역 특산품인 마늘을 활용한 먹거리도 한몫했다.

단양구경시장의 점포 120곳 중 60%는 음식점이다. 그중에서도 마늘 만두·마늘 닭강정·마늘 아이스크림·마늘 부각·마늘 순대 등 단양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들이 800만 관광객을 끌어모은 비결이다.

안명환 구경시장 상인회장은 "젊은 점주들이 청년회를 만들어 젊은 세대 입맛에 맞는 메뉴와 마케팅, 서비스를 개발해 내놓으니 자연스럽게 젊은 층이 몰렸다. 상인들이 장사할 맛 난다고들 한다"고 설명했다.

상인 김종근 씨(55)는 "구석기 단양수양개유적을 떠올리는 손도끼 모양의 떡갈비에 특산물인 마늘을 넣어 판다"며 "젊은 손님이 우리집 음식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려줘서 큰 덕을 봤다"고 말했다.

'단양팔경에 이은 아홉번째 관광지'라는 의미를 담은 단양구경시장은 1980년대만 해도 군 인구가 6만 명이 넘어 어느 정도 밥벌이는 했지만, 인구가 점점 줄면서 쇠락을 거듭했다.

그러다 2010년 문화관광형시장 육성 사업 선정 이후 수년간의 노력 끝에 2017년 흑마늘 닭강정이 대박을 쳤다. 지금 이 시장은 닭강정을 사 가려고 2~3시간씩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질 정도로 전국적인 '핫 플레이스'로 유명해졌다.

단양특화상품 판매점.2024.10.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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