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중등부 유도 최강자 타 지역 유출 위기…선수 지도·관리 문제
유도 중등부 간판 대성중 A군, 타지역 고교 진학 고려
충북 과거와 달리 선수육성 최악 수준…"미래 위해 전학"
- 박건영 기자
(청주=뉴스1) 박건영 기자 = 한국 유도를 호령했던 충북 유도계가 미흡한 선수 육성 시스템으로 국내 중등부 최강자 선수를 타 지역으로 유출할 위기에 처해 있다.
저조한 우수선수 육성도 모자라 15년 만에 등장한 특급 유망주를 타 지역으로 놓아주게 되는 상황에 처하면서 도교육청과 체육회의 선수 지도 관리 문제가 도마 위에 올라 있다. 해당 선수 등 우수선수 유출을 막기 위해선 체육당국과 지도자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지역 체육계에 따르면 국내 중등부 유도계의 최강자로 주목을 받고 있는 대성중학교 유도부 A 군이 충북을 떠나 경북의 한 고등학교로 진학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내 유도부가 있는 청석고등학교 또는 충북체육고등학교의 경우 훈련 등 선수육성 환경과 지도자의 열정 등이 적절치 않아 우수선수 육성 시스템을 제대로 갖춘 지역의 고교로 진학하려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A 군 측은 미래를 위한 선택이지만 청석고와 충북체고 중 지도 능력을 갖춘 지도자가 있을 경우 전학을 재고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져 교육당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A 군은 올해 전국소년체육대회 유도 90㎏이하급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등 각종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국내 유도계에 혜성같이 등장한 특급 유망주다. 월등한 신체조건과 손·발 기술로 국내 유도의 미래를 이끌어갈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A 선수는 그동안 기량이 묻혀 있었으나 지난해 초 부임한 대성중 강호석 감독에 의해 발굴돼 집중 지도와 훈련을 받아 오며 급성장했다.
A 군은 침체기에 빠졌던 충북 유도계에 15년 만에 금메달의 영광을 안겨주며 과거 '유도 명가(名家)' 충북의 명성을 되찾아줄 수 있다는 기대감을 안겨주기도 했다.
지역 한 유도계 인사는 "A 군 같은 유망주들이 타지역으로 유출되면 충북 유도계는 더욱 깊은 침체에 빠질 수 밖에 없다"며 "오랫만에 배출된 인재로 동료 선수들에까지 열정을 불러넣는 상황에서 지역 특급 체육 인재를 놓치게 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가대표 선수들이 육성되던 10여년 전 만해도 타 지역에서 충북지역 고교로의 진학이나 훈련을 선호했었다"며 "그런데 지도자들의 열정 부족과 갈등이 누적되면서 선수층이 얇아져 체육관 선수들보다 기량이 떨어지고 침체기를 맞고 있는데 가장 큰 원인은 지도자의 역할이다"고 덧붙였다.
충북은 과거 세계유도선수권대회 국내 첫 우승자인 박종학을 비롯해 올림픽 3연패,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전기영과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조인철, 조구함을 배출한 '한국 꿈나무 유도의 산실'이었다.
하지만 2000년 이후부터는 학교체육 지도자들의 역량 부족과 금품수수 갈등으로 이들의 뒤를 이을 유망주를 발굴하지 못해 암흑기를 맞았다.
최근에는 도내 손꼽히는 고등학교 유도부의 한 지도자가 학생 훈련비를 횡령하는 등 개인의 일탈까지 이어지면서 선수들을 제대로 육성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pupuman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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