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를 위한 반대 vs 무리한 시정"…세종시장·시의회 정면충돌

박람회 예산 삭감에 최민호 시장 반발…의회는 맞불회견
국민의힘 "권력남용 규탄" 민주당 "시장 치적 위한 사업"

이현정 세종시의회 예산결산위원장이 11일 오후 시의회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News1 장동열 기자

(세종=뉴스1) 장동열 기자 = 민선 4기 출범 이후 줄곧 대립각을 세우던 세종시와 세종시의회가 추가경정예산안 심의를 둘러싸고 정면충돌하는 모양새다.

최민호 시장의 역점사업인 정원도시박람회와 빛축제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을 두고 시장이 즉각 반발했고, 의회가 다시 맞불 기자회견에 나서면서 사태가 악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현정 시의회 예산결산위원장은 11일 오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최 시장과 국민의힘은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연말 축제 행사와 국제정원도시박람회의 조직위 구성, 예산 등을 통과하는 데 무엇보다 열을 올리며 시의회를 압박하고 기자회견을 포함한 정치적 선동에 온힘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연 세종시민에게 무엇이 우선이냐"며 "시의회는 시장의 치적을 위해 시민의 눈을 가리고 시민의 안전과 막대한 혈세를 위협하는 무리한 시정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원도시박람회 관련 예산 삭감과 관련해선 "확정된 예산은 단 한 푼도 없는데 국가예산이 이미 확정된 것처럼 과장하면서 시급한 예산 편성안을 요구하고 있다"며 "최소한 국비 지원 예산이 국회에서 확정된 이후 편성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세종충남대병원 응급실이 파행 운영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시민의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최 시장은 2억 원 지원 외에 어떤 진지한 노력도 보이지 않고 있다"며 "3회 추경이 올라오더라도 (2회 추경과) 비슷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입장을 밝혔다.

11일 오전 시청 정음실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최민호 세종시장. ⓒ News1 장동열 기자

앞서 최 시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정원도시박람회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된 데 대해 "초유의 사태를 지켜보며 참담한 심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민주당 시의원들의 부정적 비판론에 근거해 반대를 거듭하고, 예산을 전액 삭감함으로써 박람회 개최를 무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성토했다.

이어 "조직위 구성, 박람회 실시 계획용역 착수가 어려워져 기한 내 정상적인 국제행사 추진이 상당히 곤란해졌다"며 "세종시를 정원 속의 도시로 만들고 미래 먹거리 산업을 일구겠다는 일념으로 노력해 온 집행부의 수장이자 39만 시민의 시장으로서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최 시장은 예산 삭감 논리상 오류를 지적하며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 '반대를 위한 반대' '비본질적 문제로 논점을 흐린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세종시당도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 시의원들이 세종시민을 상대로 저지르고 있는 음모와 권력남용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앞서 시의회는 전날 91회 임시회 3차 본회의를 열고 시가 제출한 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해 예결위의 심사대로 12개 사업에 24억 7943만 원을 삭감했다.

삭감된 예산은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조직위 출연금 14억 5200만 원, 빛 축제 관련 예산 6억 원 등 최 시장이 공을 들이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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