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 세종시장 "시의회 추경안 삭감에 박람회 개최 무산 참담"

"국비 한 푼이라도 더 받으려 발로 뛰어, 반납 땐 사상 초유의 일"
"반대 논리, 전혀 공감 못해…조속한 시일 내 예산 다시 요청할 것"

11일 오전 시청 정음실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최민호 세종시장. ⓒ News1 장동열 기자

(세종=뉴스1) 장동열 기자 = 최민호 세종시장이 더불어민주당이 과반을 차지한 세종시의회가 핵심 공약인 정원도시박람회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한 데 대해 "초유의 사태를 지켜보며 참담한 심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최 시장은 11일 시청 정음실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심경을 밝힌 뒤 "민주당 시의원들의 부정적 비판론에 근거해 반대를 거듭하고, 예산을 전액 삭감함으로써 박람회 개최를 무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직위 구성, 박람회 실시 계획용역 착수가 어려워져 기한 내 정상적인 국제행사 추진이 상당히 곤란해졌다"며 "세종시를 정원 속의 도시로 만들고 미래 먹거리 산업을 일구겠다는 일념으로 노력해 온 집행부의 수장이자 39만 시민의 시장으로서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예산 삭감 논리상 오류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 시의원은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의 승인을 받지 않아 국제행사를 할 수 없다고 사실과 전혀 다른 주장을 펼쳤다"면서 "이 지적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으며,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고서는 맞지도 않는 지적에 전혀 공감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 시장은 "애초에는 정부예산이 지원되면 시예산도 반영해 주겠다던 민주당 시의원들이 정작 국비 77억 원이 정부예산안에 반영되자 아직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이유로 삭감했다"며 "이는 비본질적 문제로 논점을 흐리는 것으로 그동안 국비를 한 푼이라도 더 받고자 발로 뛰어온 입장에서 그저 허탈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박람회 개최 불가로 인한 신뢰 손상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박람회 개최로 3000억 원이 넘는 생산 및 부가가치 유발효과와 2200명의 일자리 창출 등 경제 효과가 기대됐다"며 "국가가 국제행사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국비를 20% 지원하기로 했음에도 민주당 시의원들의 반대로 국비를 반납하며 사업이 무산되게 하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등 국제행사는 물론, 국고보조사업 등 중앙 정부의 도움이 절실한 사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시의 공익을 현저히 저해한 행위"라고 덧붙였다.

오는 12일 개최하려된 세종빛축제 예산(6억 원) 전액 삭감에 대해서도 "(지난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고자 시작한 축제"라며 "한국영상대 대학생들이 빛과 기술은 융합해 직접 기획하고 공연하며, 이런 경험을 토대로 취업으로 이어갈 수 있었는데 이들의 작은 꿈도 이뤄지지 못하게 됐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세종시의회 91회 임시회 (세종시의회 제공) / 뉴스1

최 시장은 "박람회를 기대하고 하우스에 투자하며 땀 흘려온 농민의 시름과 눈물도 제가 나서서 닦아 드리겠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시의회에 제출했던 정원도시박람회와 빛축제 예산을 다시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세종시당도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 시의원들이 세종시민을 상대로 저지르고 있는 음모와 권력 남용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 시장의 핵심공약 사업을 고의로 무산시키기 위해 시민의 삶과 직결된 중요한 예산을 일방적으로 삭감했다"며 "이는 정치적 계산을 넘어 세종시민을 기만하고 모욕하는 행위와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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