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녕 양궁장을 김우진 양궁장으로"…명칭 변경 여론
"20여년 청주와 연 끊은 김수녕보다 김우진으로 바꿔야"
청주시는 기념 '고민중'…옥천군은 '김우진로' 계획
- 이재규 기자
(청주=뉴스1) 이재규 기자 = 충북 체육계를 중심으로 청주 '김수녕양궁장'을 '김우진양궁장'으로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김수녕양궁장이 세워진 후 김수녕이 청주에서 이렇다할 행보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우진 선수는 옥천군 이원면 출신으로 이원초·중학교 양궁부를 졸업, 충북체육고와 주성대학(현 충북보건과학대)을 졸업하고 청주시청 소속으로 뛰고 있는 충북에서 키워낸 엘리트 궁사다.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양궁 개인전, 혼성,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며 3관왕을 이뤄냈다. 통합 금메달은 5개다.
지역 체육계 안팎에서는 1999년 이후 20여년 넘게 청주에서 활동하지 않은 김수녕보다는 올림픽에서 청주를 널리 알리고 앞으로도 고향에서 활동할 계획이 있는 김우진 선수의 이름을 딴 양궁장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지역 체육 인사는 "김수녕 선수가 서울,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청주를 대표한 것은 맞지만 1999년 컴백 이후에는 청주에 거주하지도 않았던 게 사실"이라며 "차라리 옥천 출신으로 충북체고와 보과대를 나와 현재 청주시청팀 소속인데다 나중에 은퇴 후에도 고향에서 지도자를 생각하고 있는 김우진 선수의 이름으로 바꾸는 것이 맞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김수녕 선수는 청주 덕성초, 중앙여중, 청주여고를 졸업해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양궁 단체전, 개인전 2관왕에 오르고,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도 양궁 단체전 금메달을 차지했다.
청주시는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인 1994년, 대기록을 세운 김수녕 선수를 기념하고 양궁 선수를 육성하기 위해 김수녕 양궁장을 지었다. 이 때까지가 김수녕 선수의 청주 행보다.
이후 잠시 양궁계를 떠났던 김수녕 선수는 1999년 경북 예천군청으로 컴백하면서 청주와 연이 끊어졌다.
2002년 은퇴 이후 청주 지역에서 지도자로도 활동하지 않았다. 언론을 통해 공개된 바로는 2014년에 사우디아라비아 왕실 초청으로 사우디 여자대표팀 코치로 활동했다.
지역 체육계 다른 인사는 "20여년 동안 청주와 인연을 끊고 살아 온 김수녕보다는 이번 올림픽에서 3개의 금메달을 따는 등 국위선양은 물론 청주를 전 세계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김우진의 이름을 딴 양궁장으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청주시도 김우진 선수를 기념할 것을 어떻게 만들지 고심하고 있다. 아직 계획된 것은 없다.
이와 관련 김우진 선수의 고향인 옥천군에서는 올해 안으로 김우진로(가칭)를 만들 계획이다.
다만 김우진로는 정식 도로 명칭은 아니고 명예 도로로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옥천군은 같은 고향 양궁 선배이자 2004·2008년 아테네·베이징 양궁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박경모 선수의 이름을 딴 박경모로(가칭)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aguar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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