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고장 솔밭초교 '찜통교실' 학생 불편 2주 더 이어질듯

2주간 단축수업 통보·이동수업 조치에도 학부모 불만 여전
윤건영 교육감 학교 방문…냉방장치 교체 주문

솔밭초등학교 전경./ 뉴스1

(청주=뉴스1) 박건영 기자 = 충북 청주의 한 초등학교의 에어컨 수리가 늦어지면서 학생들이 2주간 '찜통교실'을 피하기 위해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불편을 겪게 됐다.

개학 첫날인 지난 16일부터 신축 건물 에어컨 작동이 멈춘 청주 솔밭초등학교는 20일에도 전날과 같이 낮 12시 40분까지 단축수업을 했다.

다음 날인 21일부터 오는 30일까지는 1교시 수업시작을 오전 8시40분으로 앞당기고, 오후 1시30분까지 단축 수업을 실시하도록 일과시간을 조정했다.

폭염 속 개학 첫날부터 5학년 교실 2개와 6학년 교실 6개의 에어컨이 고장 나 찜통 교실에서 선풍기 3대로 버티고 있는 학생 대부분은 사흘 연속 옷이 땀으로 흠뻑 젖고, 어지러움까지 호소하고 있다.

심지어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손 선풍기를 준비하라고 부담을 떠넘겨 학부모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대처가 미흡하다는 지적과 온열질환자 발생이 우려되자 학교 측은 결국 일과시간 조정은 물론 냉방장치가 가동되는 교실로 학생들을 분산해 이동 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더위와 씨름하는 학생들의 불편은 길게는 2주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학교 측이 고장 난 에어컨 실외기와 연동된 냉방장치가 고장 난 사실을 파악하고 수리를 의뢰했으나, 관련 업체의 일정에 밀려 늦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오전에는 에어컨이 고장 난 각 학급에 선풍기 3대씩을 배치하고 얼음물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오전부터 기온이 30도를 육박하는 상황에서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학부모는 "부실한 시설 점검으로 에어컨이 고장 났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 학교 측의 과실로 이 같은 사단이 벌어졌는데 달랑 일과시간을 조정하는 것으로는 문제를 해결 할 수 없다"라며 "부실한 대처로 학생들 건강에 이상이라도 생기면 그 책임은 모두 학교에 있다"고 말했다.

솔밭초등학교 관계자는 "통상 에어컨은 따로 점검을 하지는 않고, 고장 날 경우에만 수리를 맡기는 식으로 시설 관리를 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더운 환경에서 수업을 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교장의 태도 역시 학부모들의 입방에 오르내리고 있다.

더위에 고통 받는 학생들에게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농담 섞인 말이나 던지는 해당 학교장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자질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한 학부모는 "학교장이 학생들에게 '너희가 알아서 해라'는 식으로 말했다는 것이 소문으로 돌고 있다"라며 "이게 사실이라면 교무책임자로 자격이 없는 무책임한 공무원"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윤건영 충북교육감은 이날 솔밭초등학교를 방문해 에어컨이 고장 난 교실을 둘러보고 학생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했다.

또 고장 난 냉방장치를 오는 9월 교체할 것을 주문하고 이 학교를 비롯한 도내 모든 학교의 냉난방시설을 자체 점검할 것을 주문했다.

pupuman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