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행사에 홍보대사는 '동네사람'…20회 제천영화제 논란

영화제 측 20년 짐프리 활약 70대 여성 위촉
시민단체 "동네잔치 전락, 폐지 논의할 시점"

김창규 제천시장과 홍보대사 위촉장을 받은 시민 A 씨.(제천시 제공)2024.8.7/뉴스1

(제천=뉴스1) 이대현 기자 = "국제 행사에 웬 일반 시민이 홍보대사?"

20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배우 등 유명 인사가 아닌 '동네 사람'을 홍보대사로 임명해 논란이다.

일반인을 홍보 대사로 위촉해 영화제를 치르긴 이 영화제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7일 제천시 등에 따르면 영화제 측은 전날 제천서 연 공식 기자회견 자리에서 70대 여성 A 씨를 20회 영화제 홍보대사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영화제 측은 A 씨가 1회 때부터 20년간 펼쳐 온 영화제 짐프리 봉사 활동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창규 제천시장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역민 참여를 높이자는 취지의 의미 있는 위촉'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제천에 살고 있는 이 여성은 홍보 대사로 활동하는 기간 활동비 등 일체의 지원도 받지 않는다는 게 영화제 측 설명이다.

하지만 지역 문화계와 시민들 사이에선 "국제 행사에 동네 사람을 홍보대사로 선임하는 것 자체가 코미디"란 비판이 쏟아진다. 심지언 그동안 어렵게 쌓아 온 20년 국제 행사의 위상을 스스로 깎아내려 '동네잔치'로 전락했단 원색적인 지적도 나온다.

지역의 한 인사는 "A 씨의 거주지가 제천이 아니고, 짐프리 활동에도 활동비를 받는 것으로 안다"며 "(일반인을 홍보대사로 위촉할 바엔) 올해는 차라리 홍보 대사 없이 치르고, 내년엔 지역 출신 유명 인사를 미리 섭외해 홍보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김달성 제천참여연대 대표는 "20년간 영화제를 치렀지만 국제적 역량을 전혀 축적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라며 "소수만을 위한 영화제, 남만 배 불리고 지역민은 굶기는, 영화관도 없이 동네잔치로 전락한 영화제의 존폐를 고민할 시점이 다가왔다"고 비판했다.

앞서 제천시는 지난 25일 의회 하반기 주요 업무계획 보고에서 영화제 집행위원장의 결정이라면서 "위촉 비용 대비 홍보대사의 활동이 저조하단 지적이 있어 결정한 사안"이라며 "올해는 홍보대사 없이 치를 계획"이라고 설명했었다.

2005년부터 시작한 이 영화제는 매번 유명 배우들을 홍보대사로 위촉해 왔다.

19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레드카펫 행사 모습.2024.8.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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