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농산물도매시장 신축 놓고 '뒷말'…시 "공정하게 발주"
관련 업계 "공무원이 특정 업체 설계 반영하라 주문"
시 "절대 개입 없어, 공정하게 최저가 분리 발주할 것"
- 박재원 기자
(청주=뉴스1) 박재원 기자 = 충북 청주시청 한 공무원이 '농수산물 도매시장 시설현대화사업' 설계과정에 특정 업체 설계를 반영하라고 주문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설계에 반영되면 그 업체가 사실상 해당 공사를 수주해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려는 의도로 주로 쓰이는 수법이다.
청주시 농수산물도매시장 현대화는 시장을 기존 봉명동에서 옥산면 오산리로 이전·신축하는 사업으로 1726억 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3층, 전체면적 4만5233㎡ 규모로 계획했다. 올해 하반기 착공해 2026년 상반기 완공 목표다.
현재 전체 설계는 사실상 마무리했으나 국비 지원 규모에 따라 변경 가능성도 있어 아직 시에 제출되지는 않았다.
공무원 개입 의혹은 전체 설계 중 전기·소방·기계설비 자동제어 공사 부문에서 불거졌다. 자동제어는 갖가지 설비를 중앙에 연계해 한 곳에서 이를 감시·제어하도록 한 시스템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감독공무원인 담당 부서 A 주무관이 자동제어 설계를 맡은 업체에 B 업체의 설계를 반영하라고 주문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B 업체 설계를 반영하면 이는 전체 설계에 포함돼 시에 제출된다. 시는 이를 가지고 심사를 거쳐 수의계약 형식으로 해당 공정의 시공 업체를 선정한다. 대부분 설계를 한 업체가 시공사로 선정되곤 한다.
자동제어 사업비만 따지면 3억~4억 원에 불과하지만, 이를 저온저장시설까지 연계하면 공사비는 5배까지 뛴다. 시청 해당 부서는 전기·소방·기계 설비를 모두 분리 발주한다고 하지만, 설계를 한 B 업체가 저온저장시설까지 맡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렇게 되면 B 업체에 돌아가는 공사비는 20억~24억 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A 주무관은 "B 업체가 자동제어 공사에 참여하려는 것은 맞지만, 설계를 반영하라고 한 적은 절대 없다"라며 "설계용역이 제출되면 관급자재심의를 거쳐 최저가 형식으로 공정하게 발주할 것"이라고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그러나 관련 업계에서는 A 주무관이 특정 업체 설계를 반영하라고 지시한 만큼 B업체의 설계가 반영돼 시공사로 선정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도매시장 현대화사업 전기공사 감독을 맡은 A 주무관의 독자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무선에서 단독으로 움직이기에는 부담이 커 '윗선 개입설'도 제기하고 있다.
청주시의 해당 부서장은 "특정 업체를 알지도 못하고 시대적으로 공무원이 이권에 개입할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며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관련 업계 제보자는 "참여업체를 대상으로 공정한 심의절차를 거쳐 가격 경쟁과 시공 능력 있는 업체를 선정하면 누구도 이견이 있거나 반발하지 않는다"라며 "하지만 설계사에 특정업체 것을 반영하라는 시청 감독 공무원 개입 근거가 있고, 이 같은 불공정 행위는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라고 했다.
ppjjww123@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