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당 독식 우려" 청주시의회 의장‧부의장 후보등록제 부결

의회운영위 "현재 협치 방식 저해할 수도"

청주시의회 본회의장.

(청주=뉴스1) 박재원 기자 = 정제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은 청주시의회 의장‧부의장 선거 후보등록제가 상임위원회에서 걸러졌다.

시의회 의회운영위원회는 26일 열린 임시회(86회)에서 국민의힘 김태순 의원이 대표 발의한 '청주시의회 회의 규칙 일부개정규칙안'을 부결했다.

개정안에는 회의 규칙 8조 '의장‧부의장의 선거'에 '의장 또는 부의장이 되고자 하는 의원은 해당 선거일 2일 전 18시까지 의회사무국에 서면으로 등록해야 한다'는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의장‧부의장으로 선출되려면 정식 후보등록을 거쳐 본회의에서 정견 발표 후 투표로 의원들 선택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후보등록제로 의장‧부의장을 선출하면 과반 투표권이 있는 다수당에서 이를 독식하는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동안 의장‧부의장 선거는 각 정당 소속 의원들끼리 비공개 총회를 열고 여기서 다수당은 의장, 소수당은 부의장 후보를 조율한 뒤 서로 합의를 거쳐 본회의에서 무기명 투표로 선출하는 게 관례였다.

교황선출방식이다 보니 백지 투표지에 의장‧부의장으로 뽑을 의원의 이름을 적어내면 여기서 여야 의원들끼리 사전 조율한 의원이 과반 득표로 의장과 부의장으로 뽑혔다.

다수당은 의장, 소수당은 부의장을 맡는 현재의 여야 협치 방식을 후보등록제로 전환하면 다수당이 독식할 수 있는 구조다.

이 같은 우려는 상임위 회의 과정에서도 나왔다. 박봉규 의원은 "정당에 속한 의원 특성상 현재 제도가 오히려 더 민주적이고 소수당을 배려하는 제도"라며 "의장, 부의장을 비롯해 상임위원장까지 다수당이 차지하는 반민주적인 경우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완식 의원은 "후보자가 의원 개개인을 찾아다니면서 나를 찍어 달라고 하면 의회 내부에서 갈등 발생은 물론 로비 등 다른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고 했다.

정재우 의원 역시 "독식 관련한 우려가 큰 것이 사실이고, 취지는 민주적이지만 더 비민주적일 수 있다"고 걱정했다.

대표 발의한 김태순 의원은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의장 선출 교섭단체는 부의장으로 출마할 수 없다는 단서 조항을 추가해 다수당 독식을 막겠다"고 했으나 공감을 얻지 못했다.

김 의원은 후보등록제를 시행하는 다른 의회 상황과 부작용 등의 질문이 이어졌지만 제대로 된 답변도 내놓지 못했다.

ppjjww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