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엿새 앞 '제천·단양 방송토론회'…야권 후보들 엄태영 협공
이경용·이근규·권석창, 시멘트 기금, 예산 확보 '집중포화'
- 이대현 기자
(제천=뉴스1) 이대현 기자 = 선거를 엿새 앞두고 열린 제천·단양 선거구 마지막 방송토론회에서 야권 후보들이 '연대 수준의' 협공으로 여권 엄태영 후보에게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각종 여론 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엄 후보를 집중 공략함으로서 현역의 기세를 누르고, 반대로 자신들을 부각하려는 표심 공략법 중 하나라고 지역 정가에선 분석했다.
사전 투표를 하루 앞둔 4일 MBC 충북이 중계한 법정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경용·새로운미래 이근규·무소속 권석창 후보가 엄 후보의 공약 이행률 등을 문제 삼으며 맹공했다.
이근규 후보가 맨 먼저 포문을 열었다. 그는 충남 아산시 등과 후보지를 놓고 제천시가 치열하게 경쟁하다가 고배를 마신 경찰병원 분원 유치전 당시의 '엄태영 국회의원 역할 부재론'을 꺼내 들었다.
이 후보는 엄 의원을 향해 "경찰병원 분원 유치를 위해 대통령과 국무총리를 만나는 노력을 했나, 안 했나"라며 따져 물었다.
엄 의원 입에서 즉답이 나오지 않자 이 후보는 '만났냐 안 만났냐 묻지 않느냐'며 엄 후보를 다그치기도 했다.
그러자 엄 후보는 "경찰병원 유치를 위해 제천시민과 같이 노력했다"고 방어했지만, 이 후보의 압박이 계속되자 "제가 여당 의원이지만 대통령을 만나서 설득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제천·단양 지역 시멘트 공장 주변 주민의 피해 보상을 위해 제조사들이 자발적으로 모은 '시멘트 기금'을 놓고도 엄 후보를 공격했다.
엄 의원을 맹추격하는 이경용 후보와 무소속 완주로 보수 표심을 공략하는 권석창 후보가 이번엔 호흡을 맞췄다.
두 후보는 애초 제조사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의 '시멘트세 도입'을 추진하다가 엄 후보 주도로 2022년 제조사가 자발적으로 내는 '시멘트 기금'으로 바뀐 배경을 따졌다.
이 후보는 시멘트 기금의 문제점을 묻는 권 후보의 질문에 "세금으로 가야 할 것이 기금으로 가서 사석화됐다. 기금운용이 깜깜이여서 얼마나 돈이 조성됐고 어디에 돈을 썼는지 알 수가 없다"며 "폐지하고 세금으로 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권 후보도 "빨리 시멘트세로 전환해서 불공정 논란을 없애야 한다. (엄 후보의) 친한 사람을 기금위원회에 집어넣어서 왜 그렇게 욕을 먹는지 모르겠다"고 맞장구쳤다.
답변에 나선 엄 후보는 "저도 시멘트세에 적극 찬성한다. 그러나 정부가 이중과세를 이유로 반대해서 기금을 만들어 혜택을 주자는 취지로 만들었다"며 "(20년 넘게 보상을 받지 못하는) 지역 주민들의 열화와 같은 요구 때문에 제가 반영시킨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또 국회의원 경험이 있는 권 후보에게 "엄 후보가 선거 공보물에 4년간 확보했다고 밝힌 예산이 9844억원이다. 매년 2400억원 수준이다"며 "권 후보는 2018년 6499억원을 따냈다. 비결을 말씀해 달라"고 질문해 엄 후보를 우회적으로 공격하기도 했다.
이경용 후보와 무소속 권석창 후보에 대한 엄 후보의 반격도 이어졌다.
국민의힘에 복당했다가 공천 배제되자 무소속 출마하고, 또 나중에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가 번복한 권 후보를 겨냥해선 "선거법 위반으로 2년 만에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고 재선거로 막대한 국민의 혈세까지 낭비했다"며 "일말의 반성 모습도 별로 보이지 않는데 이는 법치주의에 대한 도전이 아닌가"고 직격했다.
이경용 후보를 향해서는 "지금과 같이 국내외 경제가 녹록지 않은 현실에서 초선보다는 재선의원이 필요할 때라는 많은 분의 의견이 있다"며 재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야권 후보들은 이 외에도 엄 후보의 공약 이행률, 기업 유치 실적 등 공적을 놓고도 설전을 벌였다.
또 권 후보가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형이 확정되는 과정에서 엄 후보 측이 제보자와 사전 접촉한 의혹을 놓고도 말싸움이 벌어졌다. 권 후보의 가족이 지난 4일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엄 의원을 제천시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해 유권 해석을 기다리고 있는 사안이다.
lgija200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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