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공동캠퍼스 건설공사 11일째 중단 …9월 개교 차질 '현실화'

KDI 내년으로 연기…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중단
현장 노동자·입주대학 협의회 "개교 혼선, 공사 재개해야"

14일 '세종공동캠퍼스' 현장 근로자들이 세종시청 앞에서 공사 재개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News1 장동열 기자

(세종=뉴스1) 장동열 기자 = 세종 공동캠퍼스 건설 공사가 공사비 문제로 중단되면서 오늘 9월 개교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세종 공동캠퍼스 입주대학협의회 등은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를 위해 공사를 재개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지만 시공사인 대보건설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입장 차가 커 협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15일 세종시 등에 따르면 대보건설은 지난 5일 세종 집현동(4-2 생활권) 공동캠퍼스 건설공사 18공구 현장 공사를 중단했다. 공사가 중단된 건 지난해 10월 17∼26일에 이어 두 번째다.

대보건설은 2022년 LH와 해당 현장에 전체면적 5만 8111㎡ 규모로 대학입주공간 5개동과 바이오지원센터, 학술문화지원센터, 학생회관, 체육관, 주차장 등 총 9개동을 건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세종 공동캠퍼스는 융합교육·연구효과 극대화를 위해 대학과 다른 교육기관이 한 곳에 입주하는 신개념 대학이다. 이곳에는 서울대, 충남대, 충북대, 한밭대, KDI국제정책대학원, 공주대, 고려대(세종) 등 7개 대학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학교 건물과 지원 시설이 들어선다.

이 가운데 2028년 3월 입주할 고려대(세종)를 제외한 6개 대학이 오는 9월 입주할 예정이다.

그러나 공사 중단 사태로 인해 개교가 내년으로 미뤄질 전망이다. 서울대는 이미 온라인 강의를 준비하고 있으나, KDI 국제정책대학원대학교 등은 개교를 아예 내년 초로 미뤘다.

공사 중단은 대보건설의 공사비 인상 요구를 LH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갈등의 핵심은 LH가 대보건설에 9개동 중 4개동의 준공을 반년가량 앞당겨달라고 요청했으나 해당 공사비를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보건설은 공정 단축을 위해 자체적으로 추가 공사비를 투입하며 공사를 진행했으나, 이 과정에서 레미콘 공급 차질, 원자재와 인건비 상승, 화물연대 파업 등의 복합적인 사유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공사 중단 사태 뒤 LH는 대보건설의 요구사항을 검토하기로 하고 협의체를 구성하면서 공사를 재개했으나, 이번에 다시 공사가 중단된 것이다.

이렇게 다시 공사가 중단되자 현장 노동자들은 지난 12일부터 나흘째 세종시청 앞에서 공사 재개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현장 노동자들은 'LH와 대보건설 다툼에 근로자들다 죽는다' '공사 중단으로 우리 가정 파탄난다 공사 재개하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조속한 공사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LH 측은 "건설사와 계약금액 조정사항에 대해 적극 협의 중이고, 세종 공동캠퍼스 사업의 조속한 공사 재개와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공동캠퍼스 입주대학 협의회는 "연이은 공사 중단으로 인해 오는 9월 개교를 앞둔 입주 대학과 학생들은 공동캠퍼스 입주 준비에 많은 혼란을 겪고 있다"며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와 세종 공동캠퍼스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공사를 재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p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