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문화관광재단 대표 채용 관련 시의장 논평에 깊은 유감"

"법으로 보장된 시장의 권한행사에 '독단적' 주장 동의 못해"
이순열 의장과 민주당 의원들 "부실 심사 엉터리 행정" 공세

최민호 세종시장이 26일 오후 시청에서 열린 추경 예산 브리핑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세종시문화관광재단 대표 임명과 관련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News1 장동열 기자

(세종=뉴스1) 장동열 기자 = 박영국 세종시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인사청문회' 실시 여부를 놓고 빚어진 시의회 내 여야 갈등이 시의장과 시장 간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시의회 의장의 공세에 세종시가 설명자료를 내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세종시는 26일 설명자료를 내 "이순열 의장이 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채용과 관련해 발표한 논평‧보도자료 등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례에서 강제하고 있는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을 거친, 법으로 보장된 시장의 권한 행사에 대해 '독단적'이라는 꼬리표를 붙여 임명을 강행했다거나 협치를 무산시켰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시는 또 "대표 채용과 관련한 세종시와 문화체육관광부 간 모종의 거래가 있는 것처럼 제기한 의혹에 대해서도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날을 세웠다.

최민호 시장도 이날 추가경정예산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이 의장이 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채용과 관련해 발표한 논평을 통해서, 또 전체 의회가 아니라 개인 명의로 논평을 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논평 내용도 굉장히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과한 표현을 넘었다. 왜 이런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그 배경에 의문을 표했다.

최 시장은 "최근 총선과 관련된 일인지, 어떤 일인지 그 연유를 모르겠다. 제가 느끼고 있는 것은 이것이 전부"라며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뜻을 내비쳤다.

청문회를 열지 않은 데 대해서는 "조례에도, 지방자치법에도 청문회를 할 것이냐 말것이냐는 시장이 판단해서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 재량행위"라며 "여러가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공모에 응한 분들에 대한 예의에 맞겠다고 생각해 청문회를 안했다. 그것은 정당한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이순열 세종시의장(가운데)과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이 26일 오전 시의회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신임 세종시 문화관광재단 대표 임용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2024.2.26. / 뉴스1 ⓒ News1 장동열 기자

최 시장과 시의 입장 표명은 이순열 의장의 주장을 반박하는 성격이다.

앞서 이 의장은 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9명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최 시장이 오늘 임용을 강행할 예정"이라며 "의원과 의회는 안중에도 없고, 시민의 민의를 저버리는 독주·독단·독선적 처신으로 우려스러울 따름"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들은 박 후보가 제출한 자기검증 기술서 내용이 임원추천위원들에게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등 부실검증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장은 "집행부가 지난 14일 임원추천위는 임용 후보자들이 제출한 자기검증 기술서를 토대로 철저한 자질 검증을 시행했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으나 확인 결과 위원들에게 전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실한 심사자료와 엉터리 행정지원, 거짓 기자회견으로 철저한 인사검증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신임 대표의 자기검증 기술서 자료 공개를 두 차례에 걸쳐 요구했으나 집행부는 응하지 않고 있다는 게 이 의장의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시는 이날 박 신임 대표 임명장을 전달해 향후 시와 시의회간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신임 대표는 박근혜 정부 당시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련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실장에서 국장으로 좌천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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