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전공의 이탈 나흘째 161명 이탈…주말 응급실 운영 고비

충북대병원 의료공백 현실화 "입원 일주일 만에 수술 했다"
병원 "주말 응급실 운영 차질 우려, 환자 얼마나 올지 몰라 단정 안돼"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대하는 전공의 집단 진료거부 사태가 나흘째 이어진 23일 오후 대전 한 종합병원에서 의료진이 응급실을 나서고 있다. 2024.2.23/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청주=뉴스1) 임양규 수습기자 =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집단이탈이 충북지역도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의료공백으로 인해 눈에 띄는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의료계에서는 이번 주말 의료대란이 현실화 할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기준 충북지역 전공의(레지던트·수련의) 200명 중 161명이 집단 휴가에 돌입하는 등 근무지를 이탈한 것으로 확인됐다.

충북대병원은 집단행동을 시작했던 지난 20일부터 이날까지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레지던트 2명이 복귀했지만, 아직도 122명이 출근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병동에서는 의료공백이 현실화하는 양상이다.

지난 15일 충북대병원에 입원한 박모 씨(50)는 입원한 지 일주일 만에 수술을 받게 됐다.

전날 병원에서 만난 박 씨는 "혈뇨 문제로 지난주 목요일(15일)에 입원을 했는데 오늘로 일주일이 됐다"며 "수일째 수혈만 해주고 수술 날짜도 안 잡아줘서 의료진에게 왜 일자를 안 잡아주냐고 물으니 '의료진 집단파업으로 응급 환자 위주로 수술 일자를 잡고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충북대병원은 전공의의 집단 근무지 이탈이 이어지자 지난 20일부터 비상 진료 체계에 돌입했지만, 응급 환자가 몰리는 주말에는 응급실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존 응급실 근무는 전문의 1~2명과 전공의 6명으로 7~8명이 24시간 근무했지만, 전공의가 모두 그만두면서 전문의로 근무체계(주·야간)를 개편했다.

현재는 응급실 소속 전문의(소아과 제외) 7명이 주간 2명·야간 2명이 근무한다.

병원 측도 환자가 몰리는 주말 응급실 운영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충북대병원 관계자는 "근무 인원이 크게 줄어 주말 응급실 운영에 차질이 우려되는 건 사실이다"며 "하지만 환자가 얼마나 몰릴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쉽게 단정할 수 없어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준 의료기관별 근무지 이탈 전공의 수(레지던트·수련의)는 충북대병원 122명, 청주성모병원 21명, 건국대충주병원 9명, 청주효성병원 4명, 제천서울병원 3명, 충주의료원 2명 등이다.

limrg9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