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번이 '퇴짜' 증평 송산초 설립 기약이 없다[결산 2023]

인구 증가 학교 신설 수요 급증…정부 심사 '3차례 고배'
개청 20주년 뜻깊은 해…오송참사 의인 증평 더욱 빛내

편집자주 ...2023 계묘년이 벌써 끝자락이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일상을 회복하면서 기대가 컸던 한 해였다. 올해의 성과와 해 넘기는 충북의 현안을 짚어 본다.

충북 증평군 송산지구의 초등학교 신설을 추진하는 범군민추진위원회가 지난해 교육부 앞에서 초등학교 신설을 요구하며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자료사진)/뉴스1

(증평=뉴스1) 엄기찬 기자 = 충북 증평 송산지구는 인구 증가와 함께 초등학교 신설 수요가 급증한 곳이다. 하지만 학교 신설은 정부 승인을 받지 못해 기약이 없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22일 증평군 등에 따르면 송산지구는 공공주택 개발과 함께 최근 수년간 5400가구 이상 증가하면서 초등학교 신설 수요까지 급증했다.

증평군은 이런 수요와 함께 원거리 통학 불편 해소와 학생들의 등하굣길 안전을 위해 송산초등학교(가칭)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학령인구 감소 등을 내세워 학교 신설에 부정적이고 미온적인 교육부 정책 기조에 막혀 번번이 중앙투자심사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낙관적인 전망과 함께 3번째로 도전했던 지난해에는 공동주택건설 계획이 확정되지 않아 학생 수 증가 요인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또 고배를 마셨다.

올해는 시도 교육감 권한으로 설립할 수 있는 36학급 미만의 '소규모학교' 신설을 추진했으나 이마저도 충북도교육청이 난색을 보이며 무위로 끝났다.

송산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초등학교는 직선거리로 2㎞ 가까이 떨어져 있다. 통학로 곳곳에 도로가 즐비하고 신호등도 많아 등하교 불편이 상당하다.

송산초 설립을 위해 주민 서명운동과 결의대회가 열리고 충북시군의회의장협의회까지 나서 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지역의 숙원이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증평군 미래비전 이미지.(증평군 제공)/뉴스1

이런 것 말고는 딱히 현안이나 정책 추진에 큰 차질이 없었던 증평군은 개청 20주년을 맞은 올해 상당히 뜻깊은 한 해를 보냈다.

2003년 '증평군 설치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탄생한 증평군은 우리나라 헌정사상 처음 입법으로 만들어진 자치단체다.

올해 '스무살 청년'이 된 증평군은 그동안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토대로 '새로운 미래 100년, 내일의 도시 증평' 미래비전을 선포하고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미래를 겨냥한 '10대 분야(문화·체육, 산업·경제, 기후·환경, 관광·휴양, 보건·복지, 농업·농촌, 돌봄·교육, 소통·행정, 교통·물류, 20분 도시) 100대 정책과제'도 발표했다.

또 구제역과 과수화상병, 수해 등 뜻하지 않은 재난과 어려운 상황도 군민과 사회단체, 군부대 등 민·관·군이 힘을 모아 슬기롭게 극복했다.

지방소멸의 위기 속에도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며 출산 증가율 도내 1위에 올랐고, 올해 처음 시행한 고향사랑기부제는 도내 첫 1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7월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당시 3명의 시민을 구해 '남색 셔츠 의인'으로 불렸던 증평군청 정영석 하수도팀장(45)은 올해 증평군을 더욱 빛나게 했다.

이재영 군수는 "2023년이 개청 20년이 되는 뜻깊은 해였다면 2024년은 20년의 기틀 위에 더 강하고 지속 가능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sedam_081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