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정쩡한 정이품송 후계목"…보은군 육묘장 관리 애간장
장안면 육묘장 비좁아…모습 닮은 수형 안나와
군 "내년 후계목 활용방안 담을 연구용역 발주"
- 장인수 기자
(보은=뉴스1) 장인수 기자 = 충북 보은군이 조선 세조의 어가 행렬을 도와 벼슬까지 받은 정이품송(천연기념물 103호) 후계목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
22일 보은군에 따르면 추정 수령만 600년이 넘어 수세가 약해진 속리산 정이품송의 씨를 받아 키운 후계목 양성에 정성을 들이고 있다.
보은군은 2008년 문화재청의 승인을 받아 정이품송 솔방울에서 씨앗을 채취해 묘목 생산에 성공했다.
이후 2010년부터 장안면 오창리와 개안리 2곳의 군유림 2.4ha에서 정이품송 후계목 육묘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자란 정이품송 후계목과 정부인 소나무 자목 포함 2만1000그루 중 1만7000그루를 3~4년에 걸쳐 오창·개안·중판·기대·교암리 등으로 옮겨 심었다. 이 후계목이 성장하면서 나타나는 나무 간 경쟁을 줄이기 위해서다.
현재 4000그루(개안리 3000그루, 오창 1000그루)의 후계목은 이식하지 못하고 기존 육묘장에 남아 있다.
육묘장에 남아 있는 후계목 중 큰 것은 10m 높이 가까이 자랐다. 비좁은 터에서 곁가지가 죽으며 본줄기만 성장하면서 정이품송을 닮은 수형을 찾아볼 수 없는 후계목도 많다.
그나마 정이품송 후계목 활용방안 중 하나였던 민간 분양도 인기가 시들해졌다. 올해는 정이품송 후계목 200그루 분양(그루당 120만원)을 목표했지만 37그루 판매에 그쳤다. 2020년과 2021년 두 차례 민간 분양 때는 높은 경쟁률로 인해 추첨을 통해 분양했다.
뜻있는 나무 전문가들은 "정이품 후계목이 조경용이기보다 목재용 나무에 가깝게 성장해 안쓰럽다"며 "이른 시일 내 육묘장에 남아 있는 자목 일부라도 다른 곳에 옮겨 심어야 한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정이품송 후계목 활용방안 등을 담을 연구용역을 내년 중에 발주할 계획"이라며 "명품 가로수 조성에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jis490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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