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노인전문병원에 '가짜 버스정류장' 조성…환자 정서 안정
IoT 기술 접목…치매 환자 생체신호 기록
- 윤원진 기자
(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충북 충주시노인전문병원에 전국 처음으로 '가짜 버스정류장'이 운영된다.
16일 디지털치료 컨소시엄은 충주시노인전문병원에 '가짜 버스정류장'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치매 환자의 과도한 향정신성 약품 처방과 배회 등 신경행동증상 예방을 위한 대안으로 추진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요양병원의 향정신성의약품 처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전보다 7.5% 증가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26%, 혈관치매 환자의 18%는 배회 증상을 보이고 있다. 배회 증상은 치매 환자의 실종 등으로 이어져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가짜 버스정류장'은 독일 벤라트 시니어 센터 요양원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다. 치매 환자가 배회하다가 버스정류장을 찾는 사례에서 착안했다.
실제 치매 환자들은 시설 내 정류장 의자에 앉으면 집으로 갈 수 있다는 마음에 안심하게 된다. 이후 요양원 직원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왜 버스를 타려고 했는지 잊게 되고 다시 요양원으로 돌아가는 방식이다.
치매 노인들은 평생 대중교통을 이용했던 기억에 버스정류장을 찾는다. 본능적으로 찾은 버스정류장은 환자들에게 '휴식처'로 작용한다.
치매 환자들은 기억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기억을 찾아내는 데 어려움을 겪어 추억의 단서를 제공해 주면 기억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게 세라 스미스 리즈베켓대학 교수의 설명이다.
이런 효과가 알려진 뒤 '가짜 버스정류장'은 독일뿐 아니라 유럽 전력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충주 '가짜 버스정류장'은 IoT 기술을 접목한 게 다르다. 모션센서 설치로 치매 환자의 사용 빈도를 측정하고, 웨어러블 장치를 이용해 환자의 생체신호를 기록한다.
치매 환자 생체신호 데이터는 향정신성약물처방의 대안을 찾는 데 활용한다.
정새들 기획위원장은 "치매 환자의 정서적 문제에 관심이 적었다는 점에서 이번 '가짜 버스정류장' 사업은 의미가 있다"며 "치매 환자뿐만 아니라 보호자와 요양 종사자까지 케어할 수 있는 시설로 발전시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디지털치료 컨소시엄에는 디지털치료사회적협동조합, 한국교통대학교, 충주시노인전문병원, 충주의료사협설립 추진위, 이강한방병원, 탄금대포럼이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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