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시공 붕괴 충북자연학습원…"철저한 진상 규명·책임자 처벌 필요"
정밀안전진단 결과 D등급…콘크리트 강도 기준치 절반
"비만 오면 누수·지반 침하"…충북도 수사의뢰 등 검토
- 박건영 기자
(청주=뉴스1) 박건영 기자 = 지난해 괴산 지진 이후 충북자연학습원의 일부 시설 붕괴 원인은 부실시공으로 나타났다. 지진 이전부터 누수와 침하 등 문제가 발생해 왔던 것으로 전해져 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시급하다.
10일 충북도에 따르면 괴산군 청천면에 위치한 자연학습원은 정밀안전진단 용역 결과 D등급 판정을 받았다.
자연학습원은 지난해 10월 괴산 지역의 규모 4.1의 지진과 28건의 여진 여파로 건물 연결 통로가 무너졌다.
도는 붕괴 이후 시설을 폐쇄해 출입을 막고 정밀진단을 진행했다.
진단 용역사는 누수와 백태가 광범위하게 발생했고, 균열 구간 누수로 내부 철근 부식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콘크리트 탄산화가 진행됐고, 강도도 매우 미흡하다면서 D등급 판정을 내렸다.
애초 시공 과정에서 콘크리트 강도가 기준치의 절반 정도로 약하게 지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건물이 부실 시공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보강 방법도 없어 철거·개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 시설 이용자는 "지진이 나기 전부터 비만 오면 누수 현상이 발생하고, 시설 주변에는 지반 침하가 일어나 물웅덩이가 고여 불안했다"며 "부실시공 사실이 드러난 만큼, 철저한 조사를 통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밀진단 결과 등을 토대로 부실시공을 확인한 충북도는 시설 시공과 감리 과정을 맡았던 업체에 손해배상소송 또는 수사 의뢰 등을 검토하고 있다.
김영환 지사 역시 부실시공 원인과 책임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당시 시공 등에 관여한 공무원들은 모두 퇴직해 감찰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 관계자는 "10년밖에 안 된 건물이 D등급을 받았다"며 "부실시공 원인과 책임을 규명해 도민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자연학습원은 수련시설로 강당과 숙소, 식당, 야영지 등을 갖추고 있다. 1982년 7월 지어져 2013년 재건축했다.
pupuman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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