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3경 맞나요"…장마철이면 몸살 앓는 대청호 부소담악

해마다 큰비 후 부유물과 녹조 뒤범벅…탐방객 발길 되돌려
부유물 수거작업장 설치 운영…관광명소 이미지 쇄신책 절실

충북 옥천군 3경인 '부소담악' 인근 대청호에서 부유물을 처리하는 모습. /뉴스1

(옥천=뉴스1) 장인수 기자 = 충북 옥천군의 3경인 '부소담악' 인근 대청호에 설치·운영 중인 부유물 처리시설 위치를 변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마다 큰비가 내리면 금강 상류 지역에 방치된 부유 쓰레기가 이 일대에 몰리면서 관광지 이미지 훼손과 환경오염을 반복하고 있어서다.

21일 옥천군과 탐방객들에 따르면 군북면 소재 옥천 3경인 부소담악은 절경이 금강산을 축소해 놓은 것 같아 우암 송시열 선생이 소금강이라 이름 지어 노래했다고 전해오는 관광명소다.

애초 산이었으나 대청댐 준공으로 산 일부가 물에 잠겨 마치 물 위에 바위가 떠 있는 형상이 됐다. 2008년 국토부가 선정한 '한국을 대표할 만한 아름다운 하천 100곳' 중 하나다.

충북 옥천군 군북면 환산 중턱에서 바라본 부소담악 전경. /뉴스1

그러나 큰비가 내리면 상류 지역에 방치됐던 쓰레기와 폐기물이 빗물을 타고 부소담악 인근 대청호에 몰려들어 관광지 이미지를 훼손시키고 있다.

대청호에는 지난달 13∼18일 집중호우로 6500㎥의 쓰레기가 떠밀려 들어왔다. 이어 태풍이 훑고 간 지난 10일 이후 추가 유입된 쓰레기가 1만㎥에 이를 것으로 수자원공사는 추산했다.

이 중 다량의 부유물이 부소담악 일대 대청호 추소수역에 몰려들었다.

이때만 되면 녹조와 부유물이 뒤엉켜 악취와 해충까지 들끓어 여름 휴가철 탐방객들이 발길을 되돌리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측이 2013년 부소담악 인근 군북면 추소리 일원에 부유물작업장 설치하면서다.

2021년에는 5억4700만원을 들여 차단시설과 자동인양장치 등 부유물 자동수거시스템을 설치·운영 중이다.

부소담악 앞 대청호 차단시설에 유입된 부유 쓰레기는 수자원공사측이 설치한 부유물작업장에서 수거 처리한다. 대부분 나무나 초본류, 플라스틱, 비닐, 스티로폼 등으로 수거가 마무리되면 나무와 초본류는 퇴비 생산업체로, 나머지는 재활용 업체로 보내진다.

뜻있는 탐방객과 주민들은 부소담악 관광자원 효용성 극대화 차원에서 부유물작업장과 자동수거시스템 설치 위치를 변경해서라도 관광명소 부소담악의 이미지를 쇄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탐방객 정충식씨(56·대전 동구)는 "휴가여서 가족과 함께 부소담악 일대를 찾았는데 부유물과 악취로 발길을 되돌렸다. 이 일대가 옥천 3경이라 자랑하는 관광명소라 할 수 있나"라며 쓴웃음 지었다.

민원이 제기되면서 옥천군은 한국수자원공사를 상대로 민원 해결에 나서고 있으나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옥천군 관계자는 "장마철만 되면 부소담악 앞 대청호에 많은 양의 부유물이 유입돼 관광명소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키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수자원공사측에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속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jis49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