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손된 옥천 '이성산성' 수개월째 원상복구 제자리…사적 지정 차질

(옥천=뉴스1) 장인수 기자 = 1500여년 전 신라가 만든 것으로 추정돼 국가문화재인 사적 지정을 추진 중인 충북 옥천군 청성면 '이성(已城)산성'의 일부가 훼손된 채 방치되고 있다.

19일 옥천군에 따르면 지난 2월에 이 산성 문화재지정구역 내 흙으로 쌓은 성벽과 외벽을 지지하는 석축 일부가 무너져 내린 것을 발견했다.

이때 주변의 상수리나무 등 나무 수십 그루가 벌목된 것도 발견했다. 전체 훼손된 면적이 1600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군은 당시 토지주 A씨가 농사를 짓기 위해 땅을 성토하면서 훼손한 것으로 봤다.

군은 A씨를 문화재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고, 원상복구 명령도 내렸다. '이성산성'이 2017년 충북도 기념물로 지정된 데 따른 후속 조치였다.

그러나 토지주 A씨는 수개월이 지나도록 훼손된 석축 일부 등에 대한 원상복구를 하지 않고 있다. A씨에 대한 경찰 조사는 종결되지 않고 진행 중이다.

군은 현재 이성산성 입구에 안내 현수막과 훼손된 구간 비 피해 예방시설 설치 등으로 추가 훼손을 막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성산성에 대한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 지정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군은 지난해 10월부터 이성산성의 사적 지정을 위한 연구사업에 들어갔다.

애초 충북도문화재연구원이 사업을 맡아 올해 5월까지 사적 지정에 필요한 보고서를 작성한 뒤 6월에 사적 지정 신청서 제출할 계획을 세웠지만 발굴조사 중지와 훼손 등으로 늦어지고 있다.

뜻있는 인사들은 문화재 보존과 토지주의 재산권 행사 차원에서라도 이성산성 일대 사유지를 매입한 뒤 국가문화재인 사적 지정을 추진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성산성은 주변 5만9000여㎡가 문화재지정구역이지만, 97%가량이 사유지다.

군 관계자는 "일부 훼손된 곳이 사유지여서 행정 집행에 어려움이 많다"며 "현재 긴급 보호 조치를 통해 추가 훼손을 예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jis49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