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어린이날에 비가”…충북 지자체 어린이날 행사 줄줄이 변경

청주 어린이큰잔치 개최 장소 야구장→체육관 변경
학부모 "야외 프로그램 없어 아쉬워"…호캉스로 발길도

어린이날인 5일 비소식이 예보되면서 충북 곳곳 어린이날 행사 개최 장소가 변경되는 등 축소됐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뉴스1

(청주=뉴스1) 박건영 기자 = "아이가 잔뜩 기대했는데 걱정이네요."

초등생 자녀를 둔 주부 박모씨(42·여)는 어린이날을 맞아 충북 청주에서 열리는 행사를 찾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생각이었으나 비 예보 소식에 부랴부랴 계획을 바꿨다.

인터넷 검색과 숙박 애플리케이션으로 호텔 한 곳을 급하게 찾아 예약하고, 이번 어린이날은 바깥 나들이 대신 호캉스를 즐기기로 했다.

박씨는 "모처럼 야외 행사가 풍성해 아이와 가족들의 기대가 잔뜩 부풀어 있었는데 아쉽다"며 "올해 어린이날은 아이도 울상 하늘도 울상일 것 같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화 이후 처음 맞는 어린이날이 다가오면서 부모들의 걱정이 잔뜩 커지고 있다.

어린이날 당일인 5일 호우특보 급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되면서 야외 행사 위주로 준비됐던 크고 작은 도내 어린이날 행사 규모가 축소돼 나들이 계획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3일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충북지역은 4일 오후부터 6일 오전까지 적게는 30㎜, 많게는 100㎜에 달하는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강수 확률은 70~100%다. 5일 충북 일부 지역은 강수 확률이 100%에 달하는 곳이 있겠다. 비는 순간풍속 시속 54㎞(초속 15m)의 강한 바람도 동반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주기상지청 관계자는 "이번 비는 6일 아침까지 길게 이어지면서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며 "5일 어린이날에는 비와 바람으로 야외행사가 어려울 것으로 보이니 최신 기상정보를 참고해달라"고 당부했다.

많은 양의 비 소식에 수년 만에 어린이날 행사를 준비했던 지자체들도 계획을 변경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청주지역 대표 어린이날 행사인 청주시·중부매일신문사 주최 '101회 어린이날 기념 청주어린이 큰잔치'는 5일 오전 10시 청주야구장에서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비 예보로 청주체육관 실내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장소가 변경된 만큼 소방차 탑승 체험 등 야외에서 할 수 있는 활동 프로그램 일부를 축소하지만, 대부분 기존 일정대로 진행한다. 시는 이번 행사에서 랜덤 플레이 댄스, 체험부스 운영, 명랑운동회, 마술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진천군 진천읍 화랑공원에서 열릴 예정이던 진천청년회의소 주관 '진천어린이날 큰잔치'행사는 화랑공원 내 실내시설인 화랑관에서 열린다. 충북혁신로타리 주관 '생생덕산 어린이날 큰잔치' 개최 장소도 옥동초등학교 체육관 위주 행사로 변경했다.

보은군은 '2023 어린이날 큰잔치'를 뱃들공원 일원에서 보은국민체육센터로, 옥천군도 '2023 옥천군 어린이날 큰잔치'를 관성회관 야외공연장 일원에서 옥천체육센터로 변경해 진행하기로 했다.

이밖에 이날 도내 시·군에서 열리는 대부분의 어린이날 행사 장소가 실내로 변경되면서 야외 행사장을 찾으려던 학부모들 역시 급하게 계획을 변경하고 있다.

유치원생 자녀를 둔 최모씨(31·여)는 "급하게 서울 코엑스아쿠아리움을 예매했다"며 "어린이날 그림대회에 나가려고 했던 아이가 크게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충북 괴산군 어린이날 행사.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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