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넘기는 현안] 올해도 첫삽 못 뜬 청주시 통합청사 건립
본관동 철거 논쟁·청주병원 퇴거 불응 등 현안 산적
우여곡절 끝 철거비 통과했으나 사회적 합의는 아직
- 강준식 기자
(청주=뉴스1) 강준식 기자 = 2014년 통합청주시 출범 이후 미래 100년을 책임질 통합신청사 건립사업이 올해도 첫 삽을 뜨지 못한 채 해를 넘기게 됐다.
청주시청 본관동 철거 논란과 청주병원 강제퇴거 불응 등 해결 시급한 문제 역시 매듭을 짓지 못했다.
1965년 준공 이후 57년간 청주시정의 지휘부 역할을 한 본관동은 이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본관동을 바라보는 한범덕 시장의 민선 7기 청주시와 이범석 시장의 민선 8기 청주시의 동상이몽 때문이다.
민선 7기는 본관동의 문화적 가치를 인정해 존치하기로 했지만, 민선 8기는 본관동 왜색 논란과 신청사 건립 과정에서의 경제성‧효율성 등을 고려해 본관동을 철거하기로 했다.
이범석 시장은 "청주시 신청사는 우리 세대는 물론 미래세대를 위해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본관동을 철거한 뒤 새롭게 지어야 한다"라며 "본관동의 왜색 논란과 여러 차례 구조 변경을 한 점, 안전도 D등급으로 판정받는 등 보전할 문화재적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철거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사업부지 중간에 있는 본관을 철거해 지하주차장 확대, 공간 활용성 제고, 설계 제약 해소 등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청주시는 본관동을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등 IT 기술을 활용한 영상 등으로 기록해 후대에 남겨줄 생각이다.
하지만, 이 계획은 시민사회단체와 청주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시민단체는 "민선 7기 청주시가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해 결정한 사항을 몇 달 만에 뒤바꿨다"라며 "문화유산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라고 민선 8기 청주시를 비판했다.
반면, 원도심 주민들은 오히려 본관동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사회적 갈등으로 비화한 상태다.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상황에서 청주시는 본관동 철거 예산 17억4200만원을 2023년 기금운용계획안에 넣어 본예산과 함께 청주시의회에 제출했다.
여야 동수인 청주시의회에서 21명의 민주당 의원은 지난 22일 임시회가 열리는 날까지 거세게 반발했으나 1명의 이탈표가 발생하면서 예산안이 통과됐다.
청주시는 2023년 3월쯤 본관동 철거에 착수할 예정이지만, 시민단체와 야당의 반발을 해결하지 못해 신청사 건립사업의 첫 삽을 뜨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청사 부지에 자리 잡은 청주병원 문제도 난관이다.
최근 대법원 민사2부는 청주시가 의료법인 청주병원을 상대로 낸 '토지 및 건물 인도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청주병원의 상고를 기각했다.
청주시가 청주병원 부지에 대한 소유권을 완전히 갖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소송 결과에도 청주병원은 퇴거할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어 양측의 갈등은 더욱 이어질 전망이다.
시는 토지와 건물을 조속히 인도할 수 있도록 본격적인 업무를 추진할 방침이다.
청주지법도 청주병원 측에 강제집행에 대한 3차 계고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시는 당면한 문제를 서둘러 해결해 2023년 8월 신청사 착공에 들어가 2028년 11월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민선 8기 들어 올해 추진한 사업의 성과도 눈에 띈다.
청주시는 올해 9월 말부터 충북 최초 수요응답형(DRT) 버스, 일명 '청주콜버스'를 오송지역에서 시범운행에 들어갔다.
읍‧면 지역에서 비효율적으로 운영하던 공영버스를 이용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행하는 사업이다.
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시민들은 청주콜버스 앱과 호출을 통해 버스를 불러 이용할 수 있어 호응도가 높다.
시는 시범운행 결과를 토대로 운영성과를 분석한 뒤 확대 시행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일방통행 문제로 주민 반발이 극심했던 우암산 둘레길 조성사업도 양방통행을 유지하는 방안으로 결정해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갔다.
시는 2023년 준공을 목표로 100억원을 들여 2023년 4월부터 수동 삼일공원부터 명암동 어린이회관까지 둘레길 4.2㎞를 조성한다.
jsk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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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2022년 임인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호랑이의 힘찬 기운과 함께 모든 것을 이룰 것 같았던 한 해도 무심히 흘러 어느덧 끝자락이다. 이루지 못한 것들의 아쉬움은 더 짙게 다가온다. 연내 성과를 내지 못하고 해를 넘기게 된 충북의 현안을 짚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