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큰놈 올라"…여진만 21번 충북 괴산 불안한 나날
4.1 지진에 이어 사흘 만에 2.9 여진…'우두둑' 침대 흔들
계속된 여진에 주민 밤잠 설치며 불안감 떨쳐내지 못해
- 엄기찬 기자
(괴산=뉴스1) 엄기찬 기자 = "밭일도 하고 과수 작업도 하고 평소처럼 생활하고는 있는데, 지난번 큰 지진 있고 나서 몇 번 더 진동이 있어 불안불안하다."
지난달 규모 4.1의 지진이 났던 충북 괴산에서 사흘 만에 다시 2.9 규모의 여진이 발생했다. 여진만 21차례다. 계속된 여진에 주민들은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1일 충북도와 괴산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27분52초 충북 괴산군 북동쪽 11㎞ 지역에서 규모 2.9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북위 36.88도, 동경 127.88도(괴산군 감물면 구월리)로 발생 깊이는 14㎞다. 앞서 발생한 지진의 여진다. 지난번 진앙과는 바로 맞닿아 있다.
지난달 29일 오전 8시27분 괴산군 장연면 조곡리에서 규모 4.1의 지진(발생 깊이 12㎞)이 발생하면서 이날까지 여진만 모두 21차례 있었다.
본진 있었던 지난달 29일 발생한 여진이 15차례(규모 0.9∼2.9), 하루 뒤인 30일 1차례(규모 1.2), 31일 4차례(규모 0.9∼1.3), 11월1일 1차례(규모 2.9)다.
아직 본진과 여진에 따른 인명 피해나 대규모 피해는 없다. 다만 지붕파손과 벽체균열 등의 시설 피해가 19건(주택 17건, 공장 1건, 석축 1건) 있었다.
하지만 평온한 일상을 보내던 농촌 시골마을 주민들은 계속되는 여진에 밤잠을 설치며 불안함을 떨쳐내지 못하고 긴장의 나날을 이어가고 있다.
괴산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몸으로 느낄 정도의 여진이 몇 번 있었다"며 "이러다가 큰 지진이 오는 건 아닌지 자꾸 집 주변을 둘러보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번 4.1 규모의 지진이 났던 장연면 조곡리 차덕일 이장은 "새벽에 화장실 다녀오는데 '우두둑' 소리가 나고 침대가 흔들려 깜짝 놀랐다"며 이날 여진 상황을 전했다.
이어 "마을 방송도 하고 주민 피해를 확인했다"며 "크게 불안해하지는 않는데, 전화를 많이 걸어 (지진) 상황을 자주 물어 보신다"고 말했다.
충북도와 괴산군은 여진이 이어지자 '비상 1단계' 유지와 함께 비상근무를 이어가면서 공무원과 전문가로 구성된 점검반을 운영하는 등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박중근 재난안전실장 주재로 이날 오전 긴급대처상황 점검회의를 연 충북도는 각 시군에 여진 발생을 대비해 비상단계 대응태세 점검, 신속한 안전점검을 지시했다.
이날 월례간부회의를 주재한 송인헌 괴산군수는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안전관리를 철저히 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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