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녹조 악취 못살겠다" 연안마을 옥천 주민들 대책 호소

군북면 지오리 서화천 일대 부유물과 뒤범벅
수차례 군·수자원공사에 민원 제기…근본 대책 없어

대청호와 합수 지점인 충북 옥천군 군북면 지오리 인근 서화천이 짙은 물감을 풀어 놓은 듯 녹조가 확산하고 있다./뉴스1

(옥천=뉴스1) 장인수 기자 = 대청호 연안마을인 충북 옥천군 군북면 지오리 주민들이 녹조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20일 옥천군과 이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대청호와 합수지점인 지오리 서화천 일대는 짙은 녹색 물감을 풀어 놓은 듯 녹조가 확산하고 있다.

71가구 140여명이 거주하는 이 마을은 대청호 합수 지점인 서화천과 100m 남짓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이 일대는 금강물환경연구소가 공개하는 대청호 조류경보지점이 아니어서 정확한 유해 남조류 세포 수는 확인할 수 없다.

대청호와 합수지점인 옥천군 군북면 지오리 서화천에서 한 주민이 녹조가 확산한 물을 받아 보여주고 있다. /뉴스1

하지만 이 일대 녹조는 장맛비로 상류에서 유입된 각종 부유물과 뒤엉켜 심한 악취까지 풍기고 있을 정도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지난달부터 대청댐 수위를 일정 유지하면서 마을 우수관로 역류 현상까지 나타나 녹조 심화로 인한 악취와 해충으로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마을 인근 생태공원을 찾은 탐방객들도 발길을 되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 마을주민들은 3년 전에도 녹조 심화에 따른 악취 발생으로 수자원공사 대청댐지사와 옥천군에 민원을 제기했으나 대책 마련이 뒤따르지 않았다.

현재 이 일대는 녹조 확산을 막기 위한 수면포기기 가동과 제거작업을 하지 않고 있다.

유재헌 지오리 이장(77)은 "관계 당국에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으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없어 마을주민들만 이중삼중 고통을 받고 있다"며 "탁상행정을 일삼는 옥천군과 수자원공사는 각성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수자원공사 대청댐지사 관계자는 "대청호 추소수역에서 녹조 제거작업을 진행 중이다"며 "지오리 서화천 일대 녹조 제거도 현장 확인 후 진행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금강유역환경청은 지난 15일 오후 3시를 기점으로 대청호 보은 문의수역에 대해 조류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문의 수역의 유해남조류 세포수가 '관심' 단계 발령기준인 1000세포/㎖을 2주 연속 초과함에 따라 발령됐다.

지난달 25일 대청호 보은 회남수역에 발령된 '관심' 단계도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9월 태풍 영향으로 대청댐 상류의 녹조와 영양염류가 대청호 중·하류 구간으로 이동했고, 표층수온이 25도 이상으로 유해 남조류의 성장에 유리한 조건이 지속되면서 나타난 것으로 분석한다.

jis49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