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나라가 난리인데…충북도교육청 태풍 ‘힌남노’ 대응 적절성 논란

심야 태풍피해 예상 속 오후 11시까지만 비상근무
"충북도, 청주시 등 다른 기관 대응과 너무 달라"

11호 태풍 힌남노가 내습한 제주도에 있는 충북해양교육원 제주분원의 태양광 패널과 외벽 천장 마감재가 강한 바람에 파손됐다.(충북교육청 제공)/뉴스1

(청주=뉴스1) 이성기 기자 = 11호 태풍 힌남노(HINNAMNOR)가 강타한 지난 5일 밤, 충북도교육청이 다른 기관과 사뭇 다른 비상 대응에 나서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상황 종료 때까지 11호 태풍 힌남노 대비 상황관리점담반을 구성해 비상근무를 했다.

상황관리전담반은 기획국장, 체육건강안전과장, 시설과장 등 9명으로 구성해 오전 8시부터 오후 11시까지 4명씩 근무했다.

논란의 불씨는 비상근무 시간이었다. 충북교육청 비상근무자들은 오후 11시까지만 근무하고, 이후 시간에는 야간 당직자만 남겨 놓고 퇴근했다. 일선 교육지원청도 같았다.

이 같은 상황은 태풍 힌남노가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지난 5일 밤에도 마찬가지였다.

윤건영 교육감도 5일 오후 집무실에서 태풍 상황과 피햬 예방 대비책 등을 살피다 오후 10시30분쯤 교육청을 떠났다.

태풍 피해가 집중적으로 발생할 우려가 큰 시간에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당직자만 근무했다는 얘기다. 적절한 대응이었냐는 논란을 빚는 이유다.

다른 기관은 달랐다. 충북도는 비상 2단계를 발령하고 A조 45명, B조 45명으로 나눠 24시간 맞교대 밤샘 근무를 했다.

청주시는 5일 오후 1시까지 비상 1단계 상황에서는 90개 부서(43개 읍·면·동 포함) 170명이 상황을 예의주시하다가 오후 5시 비상 2단계로 격상된 뒤부터는 총 314명이 6일 오전 9시까지 밤샘 근무를 했다. 의무적으로 동사무소는 4명, 읍·면사무소는 6명씩 근무자를 편성해 상황관리를 했다.

한 학부모는 "역대 가장 강력한 태풍이 내습할 것으로 예보된 상황에서 충북 도내 전체 교육시설 관리를 책임진 충북교육청과 교육지원청의 대응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라며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지만, 온 나라가 태풍 대응에 총력을 기울인 것을 고려할 때 충북교육청은 너무 안이했고, 재난 대응 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비난은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충북교육청 관계자는 "오후 11시까지만 근무한 것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그렇게 계획한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와는 상황이 다른 면이 있다. 야간 당직근무자가 피해 상황을 계속 챙기고, 필요하면 상황을 전파하도록 하는 등의 조처는 하도록 했다"라며 "앞으로는 더욱 신중하게 검토해 철저하게 대응하려고 노력하겠다. 인력 운용상 어려움이 있는 사정 등을 이해해 달라"라고 했다.

이번 11호 태풍 힌남노 여파로 6일 오전 9시 현재 충북교육청의 피해는 충북해양교육원 제주분원의 태양광 패널 6장과 외벽 천장 패널 마감재 2장만 파손된 것으로 집계됐다.

sk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