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시대' 택견 살아남을까?
충북도, 올해 세계택견대회 예산 늑장 검토
한국택견협회 "무예마스터십과 택견은 달라"
- 윤원진 기자
(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올해도 충북 충주서 세계택견대회가 열릴지 관심이다.
16일 충주시에 따르면 올해 세계택견대회 예산 중 국비는 받았는데, 아직 도비를 받지 못했다.
세계택견대회 예산은 모두 1억6640만원으로 국비 5000만원, 도비 3120만원, 시비 8400만원이다.
예전 같으면 벌써 받아야 했는데 김영환 충북지사가 레이크 파크 시대를 선언한 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김 지사는 지난달 25일 확대간부회의에서 "무예마스터십 정책을 재검토하겠다"라며 "관련한 모든 행사와 인력 지원을 중단하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호수 등 자원을 활용한 레이크 파크 사업을 추진하겠다"라고 했다.
사실 충주는 택견의 본고장으로 이시종 전 충북지사가 택견을 중심으로 충주세계무술축제를 만들었고, 이게 무예마스터십으로 이어졌다.
조길형 충주시장도 김 지사 발언 이틀 뒤인 7월27일 기자간담회에서 충주세계무술축제를 중단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조 시장은 무술축제 중단을 밝히며 '무술로서의 택견 활성화'라는 전제를 달았다.
충주는 초대 택견 예능 보유자 고(故) 신한승 선생이 세운 최초의 택견전수관이 있는 곳이다. 2011년에는 전통무예 중 세계 최초로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한국택견협회도 세계택견대회가 열려야 할 당위성을 강조했다.
박효순 사무총장은 "택견은 전 세계 문화재청으로 불리는 유네스코가 인정한 무예"라며 "상생과 배려의 정신을 기반으로 인류가 배워야 할 무예"라고 했다.
이어 "그동안 택견은 무술축제나 무예마스터십에 가려져 있었다"라며 "이제라도 택견 대중화와 세계화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했다.
실제 택견은 해외에서 관심이 많은 게 사실이다. 남미나 북미, 중앙아시아 무예 지도자들은 택견을 배우고 싶어도 나라에 전수관이 없어 고민이다.
택견협회 관계자는 "해외에 전수관을 짓기 위해서라도 세계택견대회는 반드시 열려야 한다"라며 "무예마스터십과 택견은 근본부터 다르다"라고 힘줘 말했다.
충북도도 이런 충주시와 택견인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조만간 예산 집행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택견대회는 2008년부터 열려 올해로 13회째이다. 오는 10월 15~16일 양일간 충주서 열릴 예정이다.
blueseek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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