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만 있어도 추워"…춘천 판자촌 '힘겨운 겨울나기'
10가구 13세대 거주
- 한귀섭 기자
(춘천=뉴스1) 한귀섭 기자 = 전국적으로 한파가 이어진 9일 강원 춘천 지역 취약계층의 힘겨운 겨울나기를 이어지고 있다.
영하 10도를 넘나든 이날 오전 10시 30분 춘천 후평동의 판자촌 돼지골. 대학교와 대형 병원을 지나 아파트 단지 인근 골목으로 들어가다 보면 조금이라도 건드렸다간 쓰러질 것 같은 판잣집들이 보인다.
현재 이곳엔 10가구(13세대)가 살고 있다. 수십 년 전 이곳에선 판잣집을 짓고 돼지를 키우고 살았다고 해서 '돼지골'로 불린다.
이날 강추위에 바람까지 불면서 체감온도가 영하 10도 밑으로 떨어지자, 판자촌 일대엔 지나다니는 사람이 아예 보이지 않았다.
반면 진입로 옹벽엔 '도움이 필요한 분은 언제든 연락을 달라"는 행정복지센터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그러나 연락처는 흐른 세월 속에 지워져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이 판자촌에 사는 신모 씨(82) 집은 다행히 보일러가 갖춰져 있어 내부가 따뜻했다. 이날 신씨 집엔 마침 요양보호사가 방문해 안부를 묻고 있었다.
신 씨는 "다행히 보일러가 있어 추위를 면하고 있다"며 "주위에서 하도 춥다고 나가지 말라고 하길래 답답하지만, 집에서만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만난 A 씨(80)는 6년 전 이곳으로 이사 와 현재까지 지내고 있다. A 씨는 "올해처럼 집에만 있어도 추운 날이 없는 것 같다. 시청에서 연탄을 주고 있지만 올해는 부족해서 직접 사 쓰고 있다"며 "낮엔 그래도 빛이라도 들어오는데 겨울엔 더 어둡고 바람도 불어 매우 춥다"고 밝혔다.
A 씨는 "할 수 있는 것은 연탄을 계속 태우며 지내는 방법뿐"이라며 "겨울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시 관계자는 "해당 지역은 계절이 바뀌면 지속 관리하고, 꾸준히 찾아뵙고 불편한 점이 없는지 살피고 있다"며 "후원 물품도 부족함 없이 들어와 매번 전달해 주고 안부를 묻고 있다"고 설명했다.
han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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