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양하겠다. 같이 죽자'…입양 딸 10년 간 수차례 때리고 모진 말
法,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훈육의 범위 넘는 과도한 행위지만, 전반적 사정 참작"
- 신관호 기자
(영월=뉴스1) 신관호 기자 = 40대 여성이 최근 10년 사이 양 딸을 수차례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영월지원 형사 1단독 강명중 판사는 지난달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법정에 선 A 씨(44)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 씨는 2012~2022년 사이 강원 영월군 소재 집 거실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입양해 키워온 딸을 신체적‧정서적으로 여러 차례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그 딸을 영유아였을 때 입양했는데, 그 딸의 나이가 7~17살이었던 때 범행한 혐의다.
공소장에 따르면 A 씨는 2012년쯤 다른 친척과 놀던 당시 7살이던 딸에게 사과나무 가지로 만든 회초리로 종아리를 약 20회 때린 혐의가 있다. 자신이 부르는 소리를 듣지 못해 바로 나오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A 씨는 또 2015년쯤 당시 10살이던 딸이 친구들과의 일 얘기를 하며 속상하다고 하자, 화를 내며 ‘너는 닭대가리냐? 너 진짜 XX이냐? 그럼 그 상황에서 이렇게 했어야지! 뇌가 안 굴러 가냐?’는 식으로 말하며 학대한 혐의도 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2016년쯤 경제적으로 힘들다는 이유로 흉기로 탁자를 수차례 내리치며 당시 11살이던 딸에게 ‘같이 죽자’고 말하는가 하면, 또 그해 딸에게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학문제집을 찢고, 효자손으로 딸 종아리를 약 20회 때린 혐의도 있다.
A 씨는 2021년 6월 당시 16살이던 딸의 뺨을 1대 때린 혐의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딸이 평소 욕설과 폭행을 당하다 입양사실을 알게 됐고, 자신에게 ‘엄마는 나를 선택해서 데려왔으면서 왜 이러느냐, 입양해왔다고 이러느냐’는 식으로 말하자 범행한 혐의다.
이 밖에 A 씨는 2022년 1월쯤 딸과 전화로 얘기하던 중 ‘너 이런 식으로 살면 나는 너랑 못 산다, 서류 정리하자, 파양하겠다.’는 취지로 말하며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도 받았다. 평소 딸이 남자친구 집에 자주 머무른다는 이유로 화를 내며 딸에게 거친 말을 한 혐의다.
강 판사는 “피해자는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피고인이 자백하는 점, 초범인 점, 정당한 훈육의 범위를 넘어서는 과도한 행위이긴 하나, 전반적으로 피해자를 훈육하려는 목적으로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skh8812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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