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소년의 간호사 꿈…강릉아산병원서 다시 뛰었다

강릉아산병원 캄보디아 선천성 심질환 소년 초청 수술
무사 퇴원한 소년 “제 꿈을 지켜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홍 리읏 군(Hong Reach·18)이 강릉아산병원 소아심장협진팀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보배 교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강릉아산병원 제공) 2024.11.6/뉴스1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저는 간호사가 꿈이에요. 나중에 저 같은 아이들 곁에서 정성스레 간호해 주며 희망을 주고 싶어요”

동해안 유일 상급종합병원인 강릉아산병원이 선천성 심질환을 앓고있는 캄보디아 소년을 초청해 무료로 수술을 지원했다.

6일 강릉아산병원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병원에서 선천성심질환 수술을 받은 캄보디아 국적 홍 리읏(Hong Reach·18) 군이 전날 무사히 퇴원해 귀국했다.

홍 리읏 군은 선천성심질환을 가지고 태어났다.

홍 리읏 군의 케이스는 △우심실 유출로의 협착 △심실중격결손 △대동맥 기승 △우심실 비대가 모두 동반된 ‘활로씨 4징’으로 수술을 하지 않으면 40세까지 95%가 사망하는 병이다.

홍 리읏 군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로 의료봉사를 나간 한국 의료팀 덕분에 한국에서 심장수술을 받을 수 있었지만, 수술 후 현지의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소년은 감염성 심내막염이 발병했다. 이는 감기와 같은 평범한 감염만으로도 심장 내막에 세균 덩어리를 형성할 수 있는 병이다.

덩어리가 도관을 막으면 사망까지 이르기 때문에, 소년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또 한 번의 수술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 소식을 들은 강릉아산병원은 소년의 꿈을 지켜주기 위해 한국으로 초대했다.

정밀검사 결과 다행히 심장에 세균 덩어리는 없었지만, 심내막염으로 인한 기존 수술 부위의 문제로 신속한 수술이 필요했다.

홍 리읏 군의 심장을 수술 중인 전보배 교수. 이날 수술은 8시간 가량 소요됐다.(강릉아산병원 제공) 2024.11.6/뉴스1

이에 지난달 28일 오전 소년의 전보배 교수가 집도의로 나서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전 교수는 “환아가 흉곽 기형이 있는 등 워낙 어려운 사례다 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심실중격결손 폐쇄술을 시행했고, 무사히 수술이 끝나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홍 리읏 군의 치료비용은 전부 아산사회복지재단과 강릉아산병원에서 지원했다.

수술을 집도한 소아심장협진팀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보배 교수는 “낯선 땅에 혼자 와도 겁먹지 않고 씩씩하게 수술을 받아줘서 고맙다”며 “평범한 아이들처럼 많은 경험을 해 꼭 본인의 꿈을 이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 리읏 군은 “멀어져 가는 간호사의 꿈을 포기하지 않게 지켜준 병원 직원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며 “꼭 꿈을 이뤄 도움받은 만큼 베푸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강릉아산병원 의료진이 홍 리읏 군의 퇴원을 기념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홍 리읏 군(사진 가운데)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보배 교수(흥 리읏군 왼쪽) 소아청소년과 김영휘 교수(흥 리읏군 오른쪽).(강릉아산병원 제공) 2024.11.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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