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인데 좀 봐줘”…음주운전 발뺌 50대, 2심도 징역형 집유
- 이종재 기자
(춘천=뉴스1) 이종재 기자 = 음주운전을 하다 접촉 사고를 낸 뒤 “차에서 담금주를 마셨다”고 주장한 50대 원주시 공무원이 2심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았다.
춘천지법 제1형사부(심현근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 씨(54)가 낸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원주시 공무원인 A 씨는 2021년 12월 9일 오전 2시쯤 강원 원주시 모 의료시설 주차장에서부터 시내 아파트 주차장까지 약 1.2㎞ 구간을 술에 취한 상태로 차를 몬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당시 주차 중 다른 차와 접촉 사고도 냈다.
경찰관이 당일 오전 8시 13분쯤 A 씨의 음주 여부를 측정했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122%였다.
A 씨와 변호인은 1심 재판에서 '접촉 사고 후 차에서 담금주를 마신 사실이 있을 뿐 술 마신 후엔 운전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음주운전 혐의를 부인했다.
A 씨 측은 '사건 전날 부친의 집에서 6년근 인삼 중 5뿌리와 담금주용 소주를 450밀리리터(mL)짜리 생수병에 넣고 보관하다 접촉 사고 후 차에서 마신 것'이라며 '사건 발생 전 장례식장에서 술을 마신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을 맡은 원주지원은 당시 경찰관이 'A 씨로부터 장례식장에서 소주 2병 정도를 마셨다. 공무원이니 한 번만 봐달라'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진술한 점에 주목, A 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 씨 측은 '그런 말을 한 기억이 없다'고 밝혔으나, 재판부는 △경찰관이 특별히 허위 사실을 진술할 동기가 없고 △경찰관이 A 씨에게 들은 게 아니라면 애초 A 씨가 장례식장에 다녀왔다는 사실 자체를 알 수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1심은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고 2회의 동종 벌금형 전력이 있다"면서도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이 판결에 불복한 A 씨는 항소했으나 2심은 “원심의 판결은 적정하다”며 A 씨 항소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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