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역량·소통 강화를 왜 주말 강제동원으로 해결하려 하나"

강원도 농업공무원 행사 공문 논란…"장기자랑 명단 제출"
道 "평일엔 업무 때문에 부득이하게 주말 개최…강제 아냐"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에 올라온 강원도 공무원 글.(블라인드 앱 캡처)

(강원=뉴스1) 한귀섭 기자 = 강원도가 최근 농업직 공무원들에게 주말 행사에 참여하고 장기 자랑도 준비하라고 지시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엔 '공무원 윗대가리들 머릿속에 도대체 뭐가 들어있나 싶다!'는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의 작성자는 "아침부터 출근해서 내려온 공문 보자마자 욕 나온다. 강원도 공무원만 이런 거냐"며 "농업공무원 역량 강화랑 소통강화를 왜 황금 같은 주말에 강제 동원으로 해결하려고 하냐. 더군다나 장기 자랑 참여자 부족시 임의 배정? 진짜 미친 거냐?"고 적었다.

작성자가 공개한 '2024년 강원도 농업공무원 화합 마당 개최 알림'이란 공문엔 "강원 농업, 농촌 발전을 위해 농정 최일선에서 노력하고 있는 농업직 공무원의 역량 강화 및 도와 시군 간 소통 강화를 위해 '강원도 농업공무원 화합 마당'을 개최한다"면서 오는 26일 예정된 행사에 농정 부서 및 읍면동 산업팀 농업공무원이 적극 참여해 달라고 독려하는 내용이 담겼다.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에 올라온 강원도 공무원이 올린 공문,(블라인드 앱 캡처)

공문에 따르면 이 행사는 토요일은 오는 26일 오전 10시 강원도 정선군의 한 공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특히 공문 중 '협조 사항'엔 '장기 자랑 명단 제출(참여자 부족시 임의 배정)'이란 내용이 명기돼 있었다.

이와 관련 해당 게시물엔 "안 가면 안 되냐" "안 가면 이제 승진 포기하면 된다. 이 조직은 한 번 찍히면 이미지 개선하기 정말 어렵다"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에 대해 강원도 관계자는 "평일엔 민원 업무 등을 처리해야 해 다 같이 모일 수가 없어 부득이하게 주말에 (행사를) 하게 됐다"며 "강제 참여는 아니다. 장기 자랑 명단을 제출하란 것은 맞지만 '장기 자랑 부족시 임의 배정'은 우리가 보내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han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