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나와"…몸에 휘발유 붓고 분신 위협한 50대 실형

민원 처리 불만에 범행…'징역 1년' 선고에 항소

강원 원주시청. (뉴스1 DB)

(원주=뉴스1) 신관호 기자 = 50대 남성이 기초생활수급자 신청 문제로 시청 비서실에 들어가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이겠다고 위협했다가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원주지원(형사 2단독 박현진 부장판사)은 특수 공무집행 방해, 공용 건조물 방화예비 혐의로 구속 기소된 A 씨(52)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5월 20일 오후 4시 15분쯤 강원 원주시청 시장 비서실을 찾아가 인근 주유소에서 미리 산 휘발유를 자신의 몸에 뿌린 뒤 라이터를 꺼내는 등 시청 업무를 방해하고 불을 낼 것처럼 위협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당시 휘발유를 뿌린 상태에서 '시장 나와!'라고 고함을 쳤고, 비서실 공무원이 '시장이 현재 국외 출장 중이어서 만날 수 없다'고 하자 '그러면 불을 붙인다'며 위협했다.

A 씨는 1회용 라이터를 꺼내 불을 켠 뒤 자기 몸 가까이 댔다가 공무원의 제지로 떨어뜨리자, 가방에서 다른 라이터를 꺼내 '죽여 버리겠다'며 재차 위협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A 씨는 이 사건 발생 몇 달 전쯤 면 지역 행정복지센터에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한 적 있다. A 씨는 이후 시청에 전화해 그 진행 경과를 문의했으나, 당시 '전화를 받은 담당 공무원이 말을 들어주지 않고 무시했다'는 이유로 이 범행을 계획했다.

A 씨는 재판에서 "방화할 목적이나 의도가 없었다"는 식의 주장을 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 씨가 시청으로 가던 중 주유소에 들러 휘발유 0.597L(1000원어치)를 구매해 이를 1.5L 페트병에 담은 점, 또 가방 안에 라이터 2개를 넣어둔 점 등을 근거로 '범행 도구를 미리 준비한 사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박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자기중심적 관점에서 민원 처리가 뜻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서실 안까지 들어가 불을 붙이려고 시도했다"며 "범행도구를 미리 준비한 점, 범행 수단이나 장소에 비춰 자칫 큰 인명 피해를 야기할 위험성이 있는 범행인 점 등이 있다"고 밝혔다.

박 판사는 "공무집행방해죄 등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 기간이 경과된 지 불과 한 달여 만의 범행인 점 등에 비춰 실형 선고를 면하기 어렵다"며 "모든 양형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A 씨는 이 재판 선고 후 법원에 항소장을 낸 상태다.

skh8812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