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군 "수입천댐 건설은 '호수에 갇혀 죽어라'는 것…철회해야"
- 한귀섭 기자
(강원=뉴스1) 한귀섭 기자 = 강원 양구군이 정부가 추진 중인 수입천댐 건설에 반대한다고 거듭 밝혔다.
서흥원 양구군수와 양구군의원들은 12일 오후 강원도청에서 회견을 열어 "정부의 시대를 역행하고 본연의 책무를 저버리는 정책 추진에 비분강개하고 있는 양구군민들을 대표해 이 자리에 섰다"며 이같은 입장을 전했다.
이들은 "이미 소양강댐과 화천댐, 평화의댐 등 3개 댐에 둘러싸여 '육지 속 섬'으로 전락한 양구에 또 댐이 건설된다는 건 군민들에게 '호수에 갇혀 죽어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우리 양구군민들은 생존권 사수를 위해 수입천댐 건설을 결사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서 군수 등은 "1944년 전력 생산을 위한 화천댐이 건설되면서 양구읍 군량리·공수리·상무룡리 등이 수몰됐고, 1973년엔 소양강댐이 준공되면서 양구군 남면 일부를 비롯해 춘천·인제 등 3개 지역 38개 마을이 물속으로 사라져 1만 8500여 명의 주민들이 타지로 떠났다"며 "댐 주변 지역은 각종 규제로 묶여 아무 개발도 할 수 없었고, 이렇게 발전 기회와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이 떠나며 소양강댐이 건설되기 이전 4만 명을 웃돌던 양구군 인구는 현재 2만 명 선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 군수는 "만약 총저수용량 1억 톤에 달하는 수입천댐이 건설된다면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받은 두타연의 수몰과 함께 천연기념물 열목어와 산양, 사향노루 서식지도 파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구군은 정부를 상대로 △수입천댐 건설 계획 전면 철회 △군민들과의 소통 △지역 자연환경 및 생태계 보호와 함께 이 같은 요구를 즉각 수용할 것을 요구했다.
서 군수는 "수입천댐 건설 계획이 철회될 때까지 우린 결코 이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방산면을 지키고, 양구의 밝은 미래를 위해 함께 나가겠다"고 말했다.
양구군은 앞으로 '수입천댐 건설 반대 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서명운동을 벌이고, 국회·정부에 관련 건의문을 전달하며, 환경부도 항의 방문한다는 계획이다. 군은 지난 9일 수입천 댐 건설 반대 추진위를 결성했다.
이와 관련 양구군 주민 100명도 이날 도청 앞에서 수입천댐 건설 반대 집회를 진행했다.
경찰은 이날 환경부도 도청에서 수입천댐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란 점에서 '반대' 측과의 충돌을 우려해 일대에 경력을 배치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양구군 방산면을 포함한 신규 댐 후보지 14곳을 발표했다.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양구 수입천 다목적댐의 총저수용량은 약 1억톤으로서 의암댐(8000만톤)보다 크다.
han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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