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 몰린 해수욕장, 한산한 동물원'…무더위에 관광지 희비(종합)

강원 동해안 해수욕장 23만 찾아…경남에선 캠핑·물놀이 북적
전북 전주동물원 한산한 풍경…무더위 지친 동물들 보기 어려워

11일 오후 경남 사천시 소곡금자정마을 물놀이장에서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2024.8.11/뉴스1 강정태 기자

(전국=뉴스1) 신관호 강정태 장수인 기자 = 절기상 말복(末伏)을 사흘 앞둔 11일 전국 주요지역은 폭염특보가 이어지면서 피서객들로 붐볐다. 다만 일부지역 관광시설은 무더위 속 한산한 풍경을 보이기도 했다.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11일 낮 강원은 영서를 중심으로 35도 안팎의 무더위가 이어졌음에도 관광지마다 인파가 몰렸다. 강원 동해안 해수욕장 86곳이 집계한 방문객 수만 총 23만 9064명이었다. 강릉 18곳의 해수욕장에는 7만 4852명이, 삼척 해수욕장 9곳엔 4만 270명이 찾았다

주요 명산과 내륙 유원지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오대산국립공원의 경우 이날 오후 5시쯤 확인된 월정사 입장객 수만 1만944명이었고, 치악산국립공원엔 오후 5시 20분 기준으로 5058명이 입장했다. 원주 칠봉유원지 주변에도 캠핑객과 물놀이객이 몰렸다.

11일 낮 강원 원주시 칠봉유원지 주변에 관광객들이 몰려 있는 모습. 2024.8.11/뉴스1 신관호 기자

경남 역시 같은 날 한낮 기온이 35도 가까이 오른 가운데 해수욕장과 휴양지에 더위를 식히려는 피서객들로 북적였다. 이날 오후 3시쯤 사천시 소곡금자정마을 물놀이장은 가족 단위의 피서객들로 붐볐다.

성인 발목 높이 수위의 물놀이장엔 3~7세의 어린 아이들이 물놀이기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원한 물을 맞으며 시간을 보냈다.

물놀이장 옆 캠핑장에도 가족 단위의 피서객들이 고기를 굽거나 과일을 먹으면서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이곳을 찾은 권모 씨(34·여)는 “아이들도, 어른들도 놀기 좋아 이곳으로 오길 잘한 것 같다”며 “앞으로도 자주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무더위에 한산한 풍경을 보인 곳도 있다. 낮 온도가 최고 35도까지 오른 전북 전주동물원은 대체로 한산했다. 폭염에 동물원을 찾는 발길이 끊기면서 주말임에도, 동물원 주변 도로와 주차장 등 곳곳은 대체로 조용했다.

취재진이 한때 내리쬐는 햇볕 아래 동물원 입구부터 중앙 로터리까지 걷는 동안 마주친 입장객은 5명이 전부였다.

더욱이 호랑이, 사자, 늑대, 재규어, 곰 등 대부분의 동물도 더위를 피해 내실로 들어가거나 그늘에 몸을 숨기는 모습이었다. 특히 곰 사육장에선 한 마리가 그늘에서 낮잠을, 다른 한 마리는 물웅덩이에 들어가 한참을 나오지 않았다.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11일 오후 1시쯤 전북 전주동물원에서 하마가 물 속에 자취를 감춘 모습. ⓒ News1 장수인 기자

호랑이도 푹푹 찌는 더위에 풀숲 그늘에 숨어있었다. 물을 좋아하는 하마는 쉽게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하마 또한 물속에 얼굴까지 담가놓고 있어 그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이날 만난 김모 씨(40대)는 “아이들이 호랑이가 보고 싶다고 해서 왔는데 모두 내실에 있는지 보이지 않았다”고 했으며, 함께 있던 김모 군(5)은 “동물들도 덥나 봐. 다 집에 들어가고 없다”고 했다.

동물원 관계자는 “동물들이 혹서기를 잘 이겨낼 수 있도록 신선한 과일간식을 수시로 먹이거나, 내실과 외실을 개방해 관리한다. 쉽게 보이지 않아도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skh8812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