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내리자마자 다 젖어"… 호우특보 강원 출근길·등굣길 혼잡

철원·원주·횡성·홍천 평지 호우경보… 비 피해 속출

18일 오전 호우경보가 내려진 강원 원주시 무실동의 한 도로 주변. 2024.7.18/뉴스1 신관호 기자

(강원=뉴스1) 신관호 한귀섭 기자 = "차에서 내리자마자 옷이 다 젖었어요."

18일 오전 강원 원주 기업도시의 한 상업지구 주변 출근길은 호우경보가 내려졌음에도 직장인들의 분주한 모습이 가득했다. 등굣길 주변 역시 쏟아지는 빗속에서 학부모 차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0분 기준 강원 영서 대부분 지역에 호우 특보가 내려졌다. 전날 철원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데 이어, 이날 오전엔 원주와 횡성, 홍천 평지에도 호우경보가 발효됐다. 춘천과 화천, 양구 평지, 인제 평지에도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

호우경보는 3시간 강우량이 90㎜ 이상으로 예상되거나 12시간 강우량이 180㎜ 이상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호우주의보는 3시간 강우량이 60㎜ 또는 12시간 강우량이 110㎜ 이상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내리는 비에 이날 시내 주요 지역의 출근길과 등굣길은 한때 혼란을 빚기도 했다.

오전 8시 40분쯤 원주 기업도시의 한 초등학교 주변은 학생들을 태운 학부모 차량의 경적으로 가득했다.

한 운전자는 우산을 제때 펴지 못한 채 자녀를 하차시키곤 옷이 다 젖었다. 운전자들끼리 서로 얼굴을 붉히는 일도 있었다.

18일 오전 강원 양구 방산면 오미리의 한 도로에 나무가 쓰러져 있는 모습. (강원도 소방본부 제공) 2024.7.18/뉴스1

학부모 A 씨는 "학교 옆 횡단보도부터 도보로 1분 되는 거리를 차를 타고 10분 만에 겨우 왔다"며 "오늘 지각생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도시의 한 상업지구 한 도로에서도 승용차들의 빗길 주차가 이어지자, 뒤따르던 차들이 잇달아 경적을 울렸다.

상가 관계자 B 씨는 "오늘 비가 많이 내려 사업체 주변 도로에 주차된 차들이 더 많은 것 같다"며 "도로와 골목길 모두 정체되는 상황을 오랜만에 봤다"고 밝혔다.

원주시 무실동 주변도 마찬가지였다. 이 지역 도로에선 빗길 속에 정차한 택시로부터 내리는 승객들 행렬이 이어졌다. 택시 뒤에서 주행하던 승용차들은 제때 신호를 받지 못한 채 다음 신호를 기다리는 등 정체를 빚었다.

도내 다른 지역에선 출근 시간 직전 침수 피해 등이 발생, 긴급 복구 조치가 이뤄지기도 했다. 오전 7시 40분쯤 양구 방산면 오미리 도로에선 나무가 쓰러졌고, 7시 11분쯤엔 화천 사내면 사창리 주변이 침수돼 긴급조치가 이뤄졌다. 오전 2시 57분쯤엔 화천 상서면 봉오리의 한 도로에 낙석이 발생했다.

강원도소방본부는 전날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내린 비로 인한 피해 접수 건수를 총 28건으로 집계했다. 강원도는 이번 비에 따라 전날 오후 9시 30분 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했다.

기상청 확인 결과, 지난 16일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도내 주요 지점 누적 강수량은 철원 동송 370.5㎜, 화천 광덕산 268.1㎜, 홍천 팔봉 159.0㎜, 춘천 신북 144.9㎜ 등이다.

skh8812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