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날씨'에도 "피서 못 참지"…'강풍'에 나무 전도·콘서트장 '탈진'(종합)
경포서 아이들 '환호' 장맛비 뚫고 '알몸 마라톤'
불어난 물에 등산객 고립…싸이 흠뻑쇼서 관객 4명 탈진
- 윤왕근 기자, 김동수 기자, 김종엽 기자, 이재규 기자, 장인수 기자, 최창호 기자
(전국=뉴스1) 윤왕근 김동수 김종엽 이재규 장인수 최창호 기자 = 7월의 첫 주말 비바람이 불다가 소강상태를 보이는 '도깨비 날씨' 속에서도 전국 곳곳에는 틈을 내 무더위를 날리려는 피서객으로 가득했다.
이날 강릉 경포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은 오락가락 날씨 탓에 바다 입수 대신 해변에 설치된 풀장 등 물놀이 시설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이들은 해변에 설치된 대형 워터슬라이드에서 미끄러지며 환호성을 질렀고, 풀장에서 오리배를 타거나 물장구를 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부모는 아이가 재밌게 노는 모습을 휴대폰에 담느라 바빴다.
모터보트를 타고 스트레스를 날리거나 백사장에 누워 한적함을 느끼는 피서객도 보였다.
가족 단위 관광객들은 뜨거운 백사장 대신 솔밭에 누워 솔바람으로 쐬거나 수박 등 과일을 먹으며 여유를 즐겼다.
인근 순긋해변, 솔향기 캠핑장 등 주요 캠핑장도 캠핑 차량으로 북적였다. 대부분 가족 단위인 이들은 테이블을 펴고 앉아 음식과 과일을 나눠 먹으며 화목한 시간을 보냈다.
무더위가 이어진 탓에 지역 명물인 막국수 맛집에도 긴줄이 이어졌다.
충북 보은군 속리산 말티재 꼬부랑길에선 장맛비를 뚫고 알몸 마라톤대회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속리산 꼬부랑길은 솔향공원∼속리터널 10㎞ 구간에 새로 조성된 탐방로다. 경사가 완만하고 바닥이 마사토로 이뤄져 산악 마라톤 코스로 주목 받는 곳이다.
전국마라톤협회가 주관한 이 대회에는 전국에서 600여 명의 아마추어 마라토너가 출전해 장맛비를 뚫고 5㎞와 10㎞ 2개 코스를 달렸다.
남성은 상의를 탈의하고, 여성은 반소매 티셔츠나 탱크톱을 입고 참가했다. 전체 참가자 중 60% 이상이 10~30대였다.
5㎞ 구간은 전주시 거주 이재식 씨(42, 완주기록 16분 58초), 10㎞ 구간은 서울시 거주 최진수 씨(55, 완주기록 35분 22초)가 우승을 차지했다.
보은군마라톤협회 30명의 회원은 이날 코스 주변에 음료와 과일 등을 비치해 참가자들을 응원했다.
한낮 기온이 34도에 육박한 경북 동해안에선 비까지 간간히 내려 대구·경북 대부분 지역에 후텁지근한 날씨가 이어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포항 호미곶과 경주 외동 낮 기온이 33.8도까지 올랐고 대구 동구 32.2도, 고령 31.8도, 영천 31.3도 등을 등을 기록했다.
이에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등에선 바닷물에 몸을 담그고 무더위를 식히려는 피서객들로 가득했다.
비바람이 몰아치면서 전국 곳곳서 나무 전도 등 시설물 피해가 잇따르기도 했다.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홍천 북방면 등 도 전역에서 나무 전도 피해 10건이 접수됐다.
또 전날 강릉 교동에 현수막 날림 신고를 포함해 이틀 간 총 11건의 강풍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이로 인한 2차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충북에서도 고립과 나무 전도 등 피해가 잇따랐다.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6분에는 제천시 덕산면에서 등산객이 산을 내려오던 중 강물이 불어 고립됐으나 곧바로 구조대가 출동해 피해는 없었다.
1시간여 뒤인 오전 11시 50분쯤 충주시 동량면 도로에는 산 비탈에서 바위가 떨어졌다. 다행히 근처에 지나가는 차가 없어 피해는 없었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충북 소방당국에 신고된 건수는 11건이다. 나무 쓰러짐 6건, 낙석 1건, 고립 1건 등으로, 모두 소방당국에 의해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폭염으로 콘서트장을 찾은 관객이 탈진 증세를 보여 병원에 이송되기도 했다.
광주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광주 서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싸이 흠뻑쇼 썸머스웨그(SUMMER SWAG) 2024' 공연장에서 관객 4명이 '현기증이 난다'며 온열질환을 호소했다.
이들은 현장에 설치된 안전부스에서 응급조치를 받고 콘서트 주최 측 사설구급차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들 외에도 현장에 있던 78명의 관객이 온열질환 의심 증세를 보여 응급조치를 받았다.
소방당국은 이틀간 이어지는 행사에 대비해 주최 측과 별도로 현장에 소방 인력 50명을 배치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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