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낚시 안돼" 속초시의회 조례 통과… "어처구니 없는 발상" 업계 반발

(속초=뉴스1) 윤왕근 기자 = 강원 속초시의회가 지역 해역의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전국 최초로 '문어 낚시'를 금지하는 조례 제정에 나섰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어처구니없는 발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26일 속초시의회에 따르면 전날 열린 제335회 시의회 제1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김명길 시의장이 대표 발의한 '속초시 낚시행위 관리에 관한 조례안'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속초시장이 관할하는 수역에선 대문어, 참문어, 돌문어 등을 낚시로 잡을 수 없도록 하는 게 이 조례안의 골자다.

문어는 속초 등 동해안의 대표 어족자원이지만, 최근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문어잡이를 둘러싼 어민과 낚시 어선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지난주(6월 12~18일) 강원 동해안의 문어 어획량은 20톤으로 전주(65톤) 대비 3배 이상 줄었다. 올 1월 이후 문어 어획량은 528톤으로서 동 기간 3년 평균 어획량(628톤)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연승조업을 통해 문어를 잡는 현지 어민들은 "낚시 어선들이 손쉬운 돈벌이를 위해 마구잡이로 포획하고 있다"며 반발해 왔다.

그러나 시의회의 이번 조례 제정이 추진되자 이번엔 낚시어선협회 등에서 "어처구니없는 발상"이라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협회는 "속초에서 문어를 잡는 연승어선은 120척이고, 외지 관광객을 태우고 바다낚시를 하는 낚시어선은 6척에 불과하다"며 "낚시어선의 연간 문어 어획량은 전체 문어 어획량의 2%에 불과하고, 나머지 98%는 연승어선이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전국 지자체 중 특정 어종을 금지 어종으로 제한하는 지역은 한 곳도 없다"며 "속초시의회는 조례안 발의 이전에 낚시인 의견수렴과 속초시민에 대한 공청회 한번 하지 않고 졸속으로 조례안을 발의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들은 금어기 설정 등 보다 실효적인 대책 수립이 우선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연승어업인들은 "(조례 제정이)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는 입장이어서 당분간 이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