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의사' 사칭 로맨스 스캠에 뜯길뻔…경찰 설득에 피해 면해

ⓒ News1 DB
ⓒ News1 DB

(양양=뉴스1) 한귀섭 기자 = 이스라엘에 파견 나간 주한미군 의사라고 사칭한 남성에게 속아 귀국 비행기 값을 뜯길뻔한 일이 발생했다. 해당 여성은 경찰의 설득 끝에 피해를 면할 수 있게 됐다.

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쯤 강원 양양지구대에 '자신의 여자친구가 보이스피싱을 당할 것 같다면서 직접 갈 테니 설득을 해달라'는 남자친구의 전화가 걸려 왔다.

택시를 타고 양양지구대 앞에 신고자와 필리핀 국적의 여자친구가 도착했으나, 여자친구는 빨리 송금을 해야한다면서 지구대에 들어가는 걸 완강히 거부했다. 경찰들은 직접 나와 설득 끝에 지구대 안에 여자친구 B 씨를 지구대 안으로 데리고 들어와 상황 설명을 듣기로 했다.

B 씨는 약 15일 전부터 주한미군 의사와 SNS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았다. 이후 주한미군 사칭범은 B 씨와 대화하던 중 자신이 이스라엘 가자지구에 파견된 주한미군 의사라면서 한국으로 복귀해야 하는데 5000달러(약 680만 원)가 없어 비행기를 타지 못하고 있다고 속였다.

돈을 보내주면 한국으로 돌아가 꼭 갚겠다면서 만약 보내주지 않으면 전쟁 중인 상황에서 죽을 수도 있다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들은 경찰은 즉각 '로맨스 스캠'임을 감지하고, B 씨를 30분가량 설득에 나섰다. 하지만 B 씨는 믿지 않았고, 경찰은 최근 주한미군 사칭 기사를 보여주면서 추가 설득에 나섰고, B 씨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에 경찰은 이들에게 경찰서로 가서 보이스피싱 수사관을 만나 상담을 받아보라고 권유했다. 결국 B 씨는 돈을 보내지 않고 피해를 입지 않았다.

양양지구대 관계자는 “요즘 보이스피싱 등 범죄가 점점 진화하고 있다”면서 “전화를 받고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꼭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말했다.

han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