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할은 동해, 출동은 속초"…'강릉해경' 신설 필요 이유 생겼다
'동해해경' 관할 해상서 인명사고…출동은 가까운 '속초해경'
해안관광 수요↑ 대규모 항만개발도 앞둬 "독립 해경서 절실"
- 윤왕근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일요일이었던 12일 오후 2시 30분쯤 강릉시 사천항 북동쪽 1.2㎞ 해상. 30여 분 전 강릉 주문진항을 출발해 이 일대를 지나고 있던 관광유람선에서 60대 남성이 빠졌다.
해경은 "관광유람선에서 사람이 물에 빠졌다"는 신고를 받고 연안구조정 등 장비와 인력을 급파, 이미 심정지 상태의 A 씨(65)를 구조해 병원으로 이송시켰다.
사천항 일대 해역은 '동해해경' 관할이지만, 이날 사고 출동은 '속초해경'이 했다. '강릉해경'이 없는 상태에서 가장 근거리에서 출동할 수 있는 해경파출소가 속초해경 관할파출소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78㎞에 이르는 강릉 전해상에서 사고가 나면, 강릉 영진해변을 기점으로 북쪽은 속초해경 주문진파출소가, 남쪽은 동해해경 강릉파출소가 관할해 대응하고 있다.
강릉 남쪽 해안을 담당하는 동해해경 강릉파출소는 커피거리가 위치한 안목항에 위치해 있다. 이날 사고가 난 사천해역(항구 기준)과는 직선거리로 약 7㎞가 떨어져 있다.
반면 속초해경 주문진파출소는 사천해역과 붙어있어 관할이 아니지만 대응이 가능하다.
문제는 강릉의 해상치안 수요가 늘고 있지만, 파출소 단위에서 강릉 전역의 해상치안을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강릉시의회 따르면 지난 2017~2019년 강릉지역 해양민원 출동 건수는 267건에서 336건, 374건으로 해마다 증가 추세에 있다.
또 커피거리로 이름난 안목해변에 강릉 남부해변에 관광객이 몰리고 있고,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인 영진해변, '더글로리 방파제'가 위치한 주문진 소돌항 등 북부해변을 찾는 인파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민선8기 강릉시는 남부권인 옥계항을 중심으로 대규모 국제항만 개발을 추진 중으로, 향후 치안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강릉해경' 신설은 강릉 지역사회에선 이미 오래된 숙원 중 하나다.
강릉시의회는 지난 9일 본회의에서도 조대영 의원이 대표발의한 ‘강릉해양경찰서 신설 재촉구 건의안’을 채택하고 행정안전부, 해양경찰청에 발송하기도 했다.
조 의원은 건의안을 통해 "강릉 해안은 주문진~옥계까지 78㎞에 이르고 있으며 매년 태풍과 폭우 등 자연재난이 빈번히 발생, 해양지역의 치안이 요구되고 있다”며 "그러나 강릉 북쪽은 속초해경 주문진파출소가, 남쪽에는 동해해경 강릉파출소가 각각 이원화해 관리하고 있는 비효율적인 형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안사고나 민원이 발생할 경우 치안공백이 발생할 위험이 있는만큼 강릉지역에 독자적인 해양경찰서 신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 같은 '강릉해경' 신설 요구는 해경청과 지역사회의 염원을 담아 행정안전부로 넘어간 상태다.
해경청 관계자는 "지난 3월 말 행안부에 신설 요구안이 제출된 상태"라며 "행안부의 검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답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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