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CT를 찍어" 강릉 응급실서 의사 폭행한 30대 재판행
낙상사고 당한 아내와 병원 찾아 의료진에 폭행·폭언
- 윤왕근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강원 강릉의 응급실에서 만취한 채 의료진을 폭행하고 폭언을 쏟아낸 30대 보호자가 재판에 넘겨졌다.
춘천지검 강릉지청 형사부(부장검사 국진)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30대 A 씨를 기소했다고 25일 밝혔다.
지난 1월 6일 오전 0시18분쯤 강릉의 한 병원 응급실에 낙상사고를 당한 아내와 방문한 A 씨는 의료진이 "진찰결과 정밀 촬영(컴퓨터단층촬영·CT)이 필요하다"고 말하자 갑자기 욕설을 하고 의료진을 폭행하는 등 소란을 피운 혐의다.
강원도의사회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A 씨는 의사 가슴을 주먹으로 때리기까지 했다. A 씨의 난동이 1시간 가까이 이어지는 바람에 응급실 업무가 마비되기도 했다.
사건 직후 강원도의사회는 성명을 통해 "의료진에 대한 폭력은 지방으로 갈수록 의료기관의 규모가 작고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더 큰 피해를 줄 수밖에 없다"며 "지방의료 및 응급체계 붕괴가 코앞에 닥친 현시점에서 10년 후의 정책설계보다는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릉을 지역구로 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이 사건은 지방의료 및 응급체계의 위기, 그리고 의료진의 열악한 처우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며 "처벌법이 강화돼도 수사기관이 미온적으로 대응한다면 무슨 소용이겠느냐. 엄중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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