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적극 지원에도…'친윤 아성' 넘지 못한 '민주당 동해안벨트'
李 "강릉은 접전지" 지원사격에도…원조 친윤에 무릎
조국도 간접 사격했지만…'보수 아성' 재확인하고 마쳐
- 윤왕근 기자
(강릉·속초·동해=뉴스1) 윤왕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제22대 총선에서 '정권심판' 기치를 앞세워 압승했지만, 강원 동해안벨트에서는 '친윤 3인방'의 아성을 넘지 못하며 고개를 숙였다.
특히 동해안 민주당 후보들은 그간 '열세' 지역으로 분류돼 매번 중앙당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는 설움이 있었지만, 이번 선거에선 이재명 대표가 강릉을 '접전지'로 꼽으며 도왔고, '지민비조' 전략을 내세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간접 지원하는 등 분위기를 탔으나 고배를 마셨다.
◇이재명 '접전지' 꼽은 강릉…김중남, 권성동에 敗
11일 새벽 막을 내린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강원 동해안벨트 선거구 3곳 모두 국민의힘 '친윤계' 현역에 무릎을 꿇었다.
동해안벨트 거점인 강릉에서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출신의 김중남 후보가 파란 점퍼를 입고 '원조 친윤' 권성동 국민의힘 후보의 대항마로 나섰다. 개표 결과 김 후보는 43.34%(5만1731표)의 득표율을 얻어 54.24%(6만4743표)를 얻은 국민의힘 권성동 당선인에 10.9%p(1만3012표) 차로 낙선했다.
당초 강릉 선거구는 김우영 전 민주당 강원도당위원장의 출마가 점쳐지던 곳이었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이 서울 은평 출마를 위해 강릉 톨게이트를 벗어나면서 공석이 됐고, 김중남 후보가 당내 경선을 통해 본선에 올랐다.
강릉이 워낙 보수세가 강한 데다, 김 후보가 중앙 경험이 풍부한 김우영 전 위원장에 비해 '원조 친윤'을 상대하기엔 체급에서 열세란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선거전이 시작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강원권 5개 언론사가 지난 23~24일 실시한 1차 조사에서 김 후보는 35.4%의 지지율을 보이며 44.1%의 권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상황이 급변하자 이재명 대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실제 이 대표는 선거 전날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오늘 만약에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으면 제일 먼저 갈 곳이 경남 진주"라며 "그리고 또 한 곳은 강원도 강릉"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서 '지민비조' 전략을 내세웠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사전투표 마지막날 강릉을 방문해 김 후보를 간접 지원했다.
권 후보와는 '사촌 독점 발언' '주문진 폐기물 매립장 찬반 여부'를 두고 최후까지 공방을 벌였지만 결국 권 후보의 '지역 장악력'에 막혀 패했다.
다만 강원 동해안 중에서도 보수세가 특히 짙은 강릉에서 득표율 40%를 넘기며 분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후보는 이날 낙선 인사를 통해 "정권 심판과 강릉의 권력교체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은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며 "꼭 당선돼 건강하고 역동적인 강릉을 만들고 싶었지만 시민들의 마음을 담아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설악권 김도균도 이양수에 무릎…한호연도 이철규에 고배
설악산 권역인 속초·인제·고성·양양 선거구에선 수도방위사령관 출신의 김도균 후보가 3선에 도전하는 현역 이양수 국민의힘 후보를 상대했다.
김도균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수석대표, 수도방위사령관, 문재인 정부 국방개혁비서관을 지내 이번 선거에서 '친윤계'로 분류되는 이 후보와의 '윤·문(尹文) 대리전'이 기대됐다.
두 후보는 선거 내내 '논문 표절' '재산 증식' 의혹을 두고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개표 결과 김 후보는 44.15%(4만3276표)의 득표율을 얻어 55.84%(5만4738표)를 얻은 이 후보를 넘지 못했다.
김 후보는 "설악권 주민 여러분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것은 오로지 내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설악권의 발전을 위해 내가 무슨 일을 해야 할 것인지 겸허히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동해·삼척·태백·정선 선거구에서도 이 지역 민주당 터줏대감인 한호연 당 정책위 부위원장이 '찐윤' 이철규 국민의힘 후보의 3선을 막겠다고 나섰지만 36.48%(4만6674표)의 득표율을 얻는데 그쳐 이 후보(61.22%)에 무릎을 꿇었다.
한 후보는 "많은 지지와 성원에도 불구하고 실패했다"며 "내가 부족한 탓이다. 당선된 이철규 후보에겐 축하를, 류성호 후보(개혁신당)께는 위로의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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